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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쉬워지는 제주여행 ㅣ 교과서 여행 시리즈
정은주 지음, 김도형 사진 / 길벗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교과서가 쉬워지는 제주여행'은 정은주 여행작가가 제주에 살며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제주를 단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섬 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교육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책이다.
제주섬의 태동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놓은 첫페이지 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고 역사, 동물, 식물, 과학 등으로 분야를 나누어 관광지를 정리한 부분은 아이들이 각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컨텐츠가 풍부한 여행을 하면서 호기심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은지 어언 12년이 되었다. 그 동안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제주를 100번 이상 다녀왔다. 출장으로 관광으로 아이와 함께 또는 부모님을 모시고...다양한 형태로 제주를 경험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제일 큰 이 섬은 방문하면 할수록 뭔가 더 깊은 비밀을 숨기는 양 좀처럼 내가 제주를 다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갈 때마다 색을 바꾸는 산과 오름, 꽃 그리고 변화무쌍한 날씨. 또 매번 새롭게 들어서는 각종 박물관과 카페, 숨겨진 관광지까지. 2박3일을 가도 열흘을 지내도 항상 뭔가 부족한 듯 어딘가 큰 것을 놓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하게 긁어준다. 특히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매번 제주에 갈 때마다 아무리 맛있는 걸 먹어도 재미난걸 보러가도 결국 가장 기억에 남는건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한 것이라고 말할때마다 뭔가 허탈한 기분도 들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주제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제주를 100번 간 나도 아직도 못 들어본 곳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 중에서도 아이들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다양한 장소들을 쏙쏙 골라서 소개해주니 벌써부터 아이가 신나할 모습이 떠올라 흐믓해졌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여행은 아이들에게 제주에서까지 공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제주라는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추어 아이들이 직접 주도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체험해서 제주에서의 시간이 온전히 그 아이들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얘기다. 난 이 대목에서 정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주 여행이 자주 반복되며 매번 동선에 따라 코스를 짜고 맛집을 검색해서 데려가도 아이는 항상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언제 숙소에 돌아 가냐며 자주 보는 제주 바다에 시큰둥해마지 않던 아이에게 다음번 제주여행에서는 제주지도를 펼쳐놓고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역사, 음식, 동물과 식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행 계획을 같이 짜보자고 해야겠다.
8월에 계획된 제주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줄 '교과서가 쉬워지는 제주여행'. 아이와 함께 제주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정말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