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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 2015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작품 수록
한강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11월
평점 :
해가 갈수록 이런저런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작품들 중 맘에 드는 작품의 수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대상 작품은 물론이거니와, 마땅히 마음에 쏙 드는, 이른바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이 거의 없다.
그래도 다행히, 적어도 하나는 있다. 바로 그 하나 때문에 이런 류의 수상작품집을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다. 이번 수록작품들 중에서는 '입동 - 김애란'의 작품이 내 가슴을 뒤흔들었다.
김애란의 입동은 참으로 슬픈 이야기다. 인생을 통틀어 가장 커다란 사건을 겪은 뒤에도, 담담한 듯 일상을 살아내는 혹은 견뎌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쩔 수 없이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김애란의 애도 방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호를 애도하는 것과 관하여, 박민규의 글과 더불어 김애란의 본 작품은 부디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그 외에는 이기호 작가의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배려를 가장한 집단의 이기심이 폭로되는 순간, 그동안의 동정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비정한 명령만이 남는 그 사실적 묘사에 몸서리가 쳐졌다. 두고두고 곱씹을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