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소설을 읽어오며 자주 접하기는 했으나 의도적으로 외면해왔던 작가 중 하나가 바로 김영하 작가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나는 그를 그동안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로 받아들였다. 너무 작가인 척, 젠체 하는것은 아닌가 싶어서였던 것 같다.

그렇게 지내오던 중 한편으로는 트위터의 문학동네 계정은 열심히도 그의 작품을 홍보해왔다. 지겨울 정도로 그의 이름을 많이도 보이서, 대체 얼마나 괜찮은 작가이길래 이리도 홍보하는 건가 진절머리가 났을 정도니까. 결국엔 백기를 들고 그의 작품 중 평이 좋았던 '살인자의 기억법'을 주문했다.

이 소설은 너무나도 술술 읽힌다. 짧은 단문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이야기의 플롯도 매우 간결하다. 알츠하이머에 시달리게 된 연쇄살인법이 딸내미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그러나 으레 그렇듯 계획은 예상을 벗어나기 일쑤고 그것에서 오는 해학과 반전, 공포심과 허무함 등이 잘 드러난 매끄러운 소설이다. 심지어 이 소설은 해설마저 완벽하다. 멋진 하나의 텍스트가 아닐까.

작가의 기술적 작법이 잘 드러난 멋진 소설이다. 문학동네에서는 김영하 작가를 왜 그간 이리도 칭송한건지 이해할 만 하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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