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드라마 그 이상, 브로큰 컨트리

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이 책은 네이버 이북카페 이벤트롤 통해 서점사에서 제공받아 읽게되었습니다.

강렬한 빨간 띠지도 좋지만, 띠지 없는 시골집이 온전히 드러나는 사진이 더 좋다.

왜냐고? 이 소설의 배경이 바로 시골 목장의 이야기니까.

이 소설.. 요즘 스타일이다.

시작부터 사람이 죽었다. 그리고 이제 과거로 돌아간다.

시간 여행은 아니고 과거 회상과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간대를 교차로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완벽한 성인 소설. 자극적인 소재들. 어린이는 보면 안된다.

청소년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여주인공 베스의 어릴적 사랑, 게이브리얼

그리고 현재의 사랑, 프랭크

아이의 탄생, 바비

가족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과거와의 재회

다시 불타는 사랑

여자는 과연 현재의 사랑과 과거의 사랑

누구를 택할건가?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아침연속극 느낌이지 않은가?

치정 이야기.. 뭐이래 하면서도 끊을 수 없는 그거니까.

그런데 여기에 살인이 붙었다. 치정살인. 자극적인 소재들

그때문에 인기 많을 느낌.

하지만 나에게는 뭔가 진부한 느낌이었달까?

소설을 다 읽은 지금 아니었다!!!

왜 베스트 셀러인지 알겠다.

진부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가져다가

이렇게 비틀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스포하지 않는 선에서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하다.

사랑과 전쟁이 재밌었다면 추천한다.

뭔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그러다가도 감동 한 스푼 찡하게 있으면 좋겠다면 추천한다.

확실히 이야기를 재밌게 썼다.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읽은 나를 칭찬하자

다음 아래는 아주 아주 약간의 스포가 될지 모르니

아직 책을 읽지 안핬따면 스크롤을 하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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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포

금

지

스

크

롤

미

리

방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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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반전 뭐야

당연한 클리셰들 잔뜩 늘어놓고

마지막에 비틀기가 아니라

부셔버렸다.

그러면서도

정한 결말 느낌 잔뜩 흩뿌리다가

끝에 행복감 한스푼을

넣어서 이야기를 마치다니

소설 하나에 이렇게 여러가지로 뻗치는 맛을 넣은

작가의 재주에 놀랍다

꽃을 공부합니다 - 읽고 나니 세종 수목원에 가고 싶어

꽃을 공부합니다 - 가드너의 꽃, 문화, 그리고 과학 이야기
박원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4월

이 글은 네이버 이북카페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함

꽃을 공부합니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심상지 않다. 우리는 꽃을 어떻게 생각할까?
보통은 갑갑한 도심속에 한줌 휴식으로 느끼고는 한다. 
일년에 돌아오는 꽃을 위한 특별한 시즌에 만나게 되거나,
함께 일하는 혹은 사는 누군가를 위해서 꽃을 사거나, 
주변에서 받은 꽃을 함께 즐기거나,
때로는 공원이나 정원, 식물원에 방문하고는 한다.
그도 아니라면 지하철역 이나 쇼핑몰 어딘가에 있는 꽃집을 스쳐 지나기도 한다.

그렇게 꽃은 우리의 일상속에 쉼표로 작용하는데, 우리가 꽃에 대해서 무얼 알고 있을까?
그저 꽃의 이름과 색상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꽃말 정도일까.
누군가는 꽃의 개화시기도 알고 있을 테지. 
계절별로 피는 꽃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 있으니까.
나도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함께 사는 이가 꽃을 좋아했다.
그래서 때로는 꽃을 사서 선물하고는 했다.
함께 고속터미널 꽃시장을 가서 꽃을 사오기도 했고,
옆에서 꽃을 다듬어 화병을 다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도 꽃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적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고 식물원을 가도 예쁘다, 향이 좋다 외에 다른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였다. 이 책 "꽃을 공부합니다"가 눈에 뜨인 것은.
이 책은 식물학 서적이 아니다. 따라서 꽃에 대한 학술적인 내용을 공부하지 않는다.
우리는 꽃에 대한 이야기를 공부한다. 내가 원하는 내용이었다.
두꺼운 책이라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읽기 좋게 나뉘어져있고 삽화와 사진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으니까.
꽃이 가지는 특징 외에 어떻게 발견되고 유통되고 사랑받게 되었고 얽힌 옛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와 같이 부담없이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책은 총 29종의 꽃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란수련, 수선화, 붓꽃, 난초, 튤립, 다알리아, 은방울꽃, 아칸서스, 해바라기, 동백, 수국, 접시꽃, 백합, 델피니움, 카네이션, 장미, 작약, 아네모네, 포인세티아, 제비꽃, 무궁화, 국화, 샐비어, 앵초, 시클라멘, 연꽃, 원추리, 양귀비, 설강화
각 장마다 내용이 연결되지 않으니 순서대로 읽기 보다는 좋아하는 꽃이 있다면 그 꽃부터, 혹은 친근한 꽃부터 읽어보아도 좋다.

나 역시도 좋아하는 작약과 포인세티아를 먼저 읽어보았다.
먼저 화려한 꽃잎과 진한 향으로 좋아했던 작약
작약이 무려 백악기부터 내려온 오래된 식물인지 미처 몰랐으며, 절화용으로 자를 때 타이밍에 따라서 꽃이 잘 안피거나 짧게 핀 꽃을 보게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온 작약 꽃들이 피고 지고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 느낌. 동서양의 작약과 모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즐겁게 읽었다.

다음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게되는 화려한 빨강색의 정점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에 대한 전설은 16세기에 시작되었고, 실제 인기를 끈 것은 미국의 조엘 포인세트 덕이었다. 마케팅 덕에 이렇게 인기를 얻은 꽃이라니? 어떤 의미로는 정말 현대적인 꽃인 셈. 그리고 우리가 보는 강렬한 빨간잎은 꽃이 아니라 잎이다. 안쪽에 작은 것이 꽃임을 배울 수 있었다.

외에도 많은 꽃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소개된다. 언급하지 않은 꽃은 다음 사람을 위한 재미로 남겨두기로 하자.

가치라는 것, 가지고 싶은 물건과 사람

가치라는 것 - 브랜딩에 앞서는 본질에 관하여
김해경 지음 / 현암사 / 2024년 11월

이 책은 마치 브랜딩을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책의 앞이 아닌 뒤를 보면 이렇게 쓰여있다.
"나의 가치를 다루는 일이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다"

그렇다, 이 책은 나의 가치로부터 시작하는 책이다. 즉 마케팅과 무관한 내가 읽기에도 괜찮은 이야기라는 뜻인데.
이 책의 순서는 개인의 가치로 부터 시작하여, 상품의 가치, 그리고 회사의 가치, 즉 브랜딩으로 끝이 난다. 재미난 부분은 이러한 가치와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일상어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기 어려운 마케팅 용어나 브랜딩 용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이미지 하나 없는 뺴곡한 글자로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보니 중반부터는 읽는데 조금 힘이 달릴 수는 있겠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고민을 해본적이 있겠다. 나는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내가 회사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 내가 회사에서 더 많은 급여를 받기 위함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파는 상품을 더 비싸게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책에 따르면 모두가 가치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나 책에서는 가치에서 이어지는 성공을 상세하게 논하고 있다.

익히 아는 애플 제품에 대한 성공 이야기도 있고, 매력적인 디자인의 니치 마켓 제품으로 유명한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특히나 제품, 그리고 나아가서 회사의 판매 전략을 풀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와닿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사고 싶다와 갖고 싶다는 다른 것이란 소리다.

돌이켜보면 어떤 물건을 보고 사고 싶다고 하는 경우와 가지고 싶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내 경험에서 역시 가지고 싶다가 조금 더 꿈에 가까운 물건이랄까? 꼭 필요하지 않아도 나중에라도 사서 가지고 싶은 경우들이었다. 사고 싶은 물건은 꼭 필요하지 않으면 참을 수 있지만, 가지고 싶은 물건은 꼭 필요하지 않아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

경험에 대한 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삶에 대해서도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 내가 직장에서 혹은 커리어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 생각볼 수 있었고. 개인적인 사이드 프로젝트 혹은 사업 고민에 있어서 큰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아챌 수 있었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까?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회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할까? 다니는 회사에 대입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럴 수록 '나'에 집중하자. 나의 가치, 내 미래의 성공을 연결지으면 내가 가지고 싶은 것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나라는 인간이 돈을 주고 사고 싶은 인재가 아닌, 가지고 싶은 인재가 되어보자고 생각했다. 왜 옛날에 티비에서 그런 대사가 있지 않았나? "너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일어날 법한 이야기책, 죽은 자의 블랙박스를 요청합니다

죽은 자의 블랙박스를 요청합니다
세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아, 그때 그거 생각이 안 나는데, 다시 되돌려볼 수 없을까?'

특히나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면, '아! 이거 본 건데 왜 생각 안 나지?' 하는 마음과 함께.

이 책은 그러한 상상의 끝자락에 닿아있다. 내 머릿속, 아니 전 국민 머릿속에 바로 블랙박스가 달려있다. 자동차 블랙박스를 우리는 언제 사용하던가? 바로 사고가 났을 때 원인을 알기 위해 돌려보려고 찾아본다. 여기 소설도 그렇다.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사람의 블랙박스를 확인해본다. 개인사에 감춰진 죽음이라는 비밀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온 셈이다.

소설 중간에 짤막하게 소개되는 뉴스 토막은 소설의 시간 진행과 함께 점점 드러나는 진실과 과거의 연결이다. 옛말에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했던가? 이제 죽은 자는 보여줄 수 있다. 이렇게 죽음의 비밀 없는 세상은 과연 이상적일까?

당연히 아니니까 소설이, 이야기가 진행되겠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들은 클리셰 투성이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를 아하는 두 사람. 그리고 옛 방식을 선호하는 형사. 너무나 익숙한 구도와 흐름이라서 책을 읽는데 마치 머릿속에 영화가 떠오를 정도. 그럼 이게 재미를 반감하는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한 호흡에 다 읽을 만큼 적당히 재미있고 쉽고 그만큼 속도감이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방식은 살짝 기대와 어긋났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지만.

즐거운 한 편의 오락영화를 보는 듯, 아주 선명한 추리 소설이다. 집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하고 고민이 들 때에 너무 힘들이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우리가 넷플릭스를 켜고 무엇을 볼까 고민할 때 부담 없이 추천해줄 수 있는 그런 내용이다. 그만큼 독서와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기 좋은 책.

여러분의 블랙박스에는 무엇이 남으면 좋을까?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이 쫓는 블랙박스에는 어떤 진실이 담겨있을까? 흥미가 돋았다면 이제 알아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