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커졌어요 - 언어영역 (말하기.듣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3
이재민 글, 한희선 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딸은 3살. 우리 말 실력을 보면 아직 3년도 채 배우지 않은 말인데 저렇게 잘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말 장난까지 시작했다. 10년, 20년을 쥐고 살아도 잘 안되는 영어를 생각하면 정말 언어를 배우는데는 결정적 시기가 있구나 새삼 실감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모든 습관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시작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은 어리다고 내버려뒀다가 나중에 습관을 들이려고 하면 아이도 힘들어할 것이다. 뭐든 매일 조금씩 천천히 길들여나가야한다. <일이 너무 커졌어요>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깊게 듣기이다. 주변에도 보면 다른 사람의 말에 집중해서 듣지 않는 사람이 많다. 아이에게도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토순이의 의자 다리가 부러지게 되고, 집에 못이 없어서 친구 쥐돌이에게 전화를 걸어 못을 좀 빌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코끼리가 포크레인을 끌고 와서 "토순아, 집을 새로 짓는다고?"라고 말한다. 시작과 결과만 보면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될 수 있느냐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동물 친구들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전화를 대충받고, 자기 일을 마친 뒤에 친구의 부탁을 들어줘야지 하면서 시간이 지난 뒤에 어떤 말을 들었는지 깜박하고, 다른 것을 빌려달라고 했다고 착각하고 또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것을 빌려달라고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냥 재미있게 읽고 무슨 이런 일이 있어라고 웃어버릴 수도 있을 이야기지만, 아이에게 어떤 관점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게 해줘야할지 고민을 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서 듣기, 그리고 다른 사람이 부탁을 하면 잘 들어주기 이런 것을 알려주었다.

 책의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하얀 배경에 필요한 것들만 쓱쓱 그려 놓은 그림이 참 예쁘다. 그리고 전화를 걸면 걸수록 점점 얽히고 꼬여가는 전화줄 표현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자라면서 길러야할 사회성 기술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 듣기만큼 중요한게 또 있을까 싶다. 아이에게 틈날때마다 읽어주고 알려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