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이별에게 가혹하고
차재이 지음 / 부크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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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이님은 배우로도 활약하고 있는 분이다. <새벽은 이별에게 가혹하고>는 그녀의 두 번째 에세이다. 새벽에 읽으면 슬픈 이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슬픈 감정에 젖어들 것 같은 아주 감성적인 이별 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가 사랑했던, 어쩌면 지금도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사람을 향해 말하는 혼자만의 외침이라고 할까. 한 문장씩 뚝뚝 끊어서 쓴 글은 시 같다. 사랑 끝, 이별 뒤의 감정을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될만큼 많이 쓰고 나면 마음은 어느새 건강해져 있을 것 같다.

나의 지나간 사랑의 감정을 되새겨 보고 싶을 때, 막 헤어져서 너무너무 슬플 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헤어짐은 내 탓이 아님을 알고 다시 당당한 나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원래 사랑은 함께 있을 때는 깊이 잘 못 느낀다. 거리를 두고 있을 때, 밤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때 그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가 생긴다. 함께 사랑을 만들어나가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그의 모든 면이 멋져보인다.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면 내가 했던 행동들이 유치하게 느껴지고, 그의 행동 때문에 다친 내 마음이 참 크게 느껴진다. 책속의 나도 그렇다. 지나버린 사랑이 그립기도 하고, 후회도 된다. 함께 있을 때 진심을 다해 모든 것을 바쳐 잘 해주지 못한 내가 미안하다. 이별의 이유는 나인 것 같고, 그의 마음이 돌아선 까닭은 나라며 스스로를 자책한다.

"나 자신이 그에게 일이나 짐이 아닌 돌파구였다는 걸, 기대고 휴식할 수 있는 마음의 장소였다는 걸 몰랐다. 그가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너만은 내 기쁨이어야지."

헤어지고 나면 이렇게 후회만 남는 것일까. 그에게 나만이 기대고 휴식할 수 있는 장소여야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그가 기대고 휴식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 그에게 책임을 지우는 사람이 아닌,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미소를 주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문장을 읽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니 함께 서로가 기쁨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 아마 내가 그에게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미소를 주는 사람이 되었다면 어쩌면 내가 지쳐서 마음이 돌아서버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인 아버지와 그에 대해 쓴 글이 있다. "나의 선택은 내가 그대들을 향한 마음과는 별개라고. 그렇다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그들이 원하는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내가 원하는 내가 되어야 행복하다. 상처받은 마음을 이렇게 치유하며 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사람들이 겪는 일과 느끼는 감정은 비슷비슷하구나 하며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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