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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코끼리 - 우리가 스스로를 속이는 이유
케빈 심러.로빈 핸슨 지음, 이주현 옮김 / 데이원 / 2023년 1월
평점 :
심리학이나 뇌과학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꽤 어려우면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방 안의 코끼리’는 인정하거나 언급하길 꺼리는 중대한 문제로, 사회적으로 금기되는 것이며, ‘뇌 속 코끼리’는 인간의 마음이 작동하는 기제에 대해 중요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특징이라고 정의했다.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을 왜곡하는 이유, 즉, 내 안의 낯선 나를 찾는 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인간은 지능이 있고, 정치적이라는 특징이 있으며, 규범이 중요하며, 경쟁이 만연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인간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뒷담화나 기만이 있기도 하다. ‘뒷담화’가 인간에게 생각보다 중요한 지점이라는 의견은 사피엔스 책에서도 읽어서 반가웠다. 거짓말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거짓말은 남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발전해오기도 했다는 관점이 너무 공감 갔다. 경쟁이 있는 사회이기에, 인간의 마음은 경쟁에서 남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정보를 왜곡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2부에서는 종교, 의료, 소비, 예술 등 다양한 사회 제도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행동과 특성들에 대해 설명한다. 흥미 있는 카테고리부터 발췌독하기를 권하고 있다. 나는 최근 관심 있는 의료 부분을 읽어봤다. 부족 문화에서도 치유자의 역할은 중요했으며, 중세 시대에서도 의료 서비스는 여러 방면으로 중요했다. 인간을 낫게 해주는 서비스이기도 했지만, ‘내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다’를 증빙하고자 과도한 의료 서비스로 변질되기도 했다. 현재도, 이 과도한 의료 서비스 논란은 유지된다.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의료와 돌봄 서비스가 왜 변질되었는지, 의료비와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통계도 여럿 비교하고 있다.
진화심리학, 사회학 등 전반적인 범위를 다루고 있고, 인용구나 통계 및 실험 자료들이 꽤 많이 나온다. 뇌 속 코끼리를 인지하고, 내 속에 숨겨진 동기를 직면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제안한다. 변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품고 있는 동기가 이기적이라고 해도, 그게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사랑스럽고 흥미로운 존재라고 언급하는 이 책이 어렵긴 했지만 꽤 신기하고 재밌었다. 내용이 조금.. 딱딱하고 나열식이라 아쉽긴했지만, 사피엔스 같은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인류학과 진화, 심리학에 관심 많은 분들께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