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심장 훈련
이서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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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입막음과 군기가 가득한, 빌어먹을 침묵의 땅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린 소녀인 '나'는 부모의 시선에서 기행을 일삼는 아이로 나온다. 어린 아이의 상상력을 무시하며 가만히 좀 있으라고 통제하는 부모, 비상식적인 체벌이 가득한 학교, 엄격한 복장 제한과 추행이 만연한 골프장 캐디 등의 이야기와 이에 맞서는 소녀들의 모습이 나온다. 읽는 나까지 정신분열 올 것 같았던 <빨간 캐리어>와 지뢰를 피해 슬픈 춤을 추는 <사하라의 DMZ>가 제일 재밌었다. 단편이지만 화자가 연결된 듯 연결되지 않은듯한 오묘함이 있다.


엉뚱하고 당당한 미치광이 느낌이 좀 있어서 머릿속으로 꽤 많은 상상을 하며 읽어야 한다. 중간에 NPC 나오면서 약간 멘붕 올뻔 했지만, 좋은 문장이 가득해서 읽다가 계속 멈추고 메모 엄청 했다. 초반에 원숭이와 총이 나왔는데, 책 중간에도 여러 번 더 등장한다. 무언가에 갇혀 있는 자신을 원숭이로 표현한 걸까. 총은 자신을 억압하기도 하지만, 저항의 상징으로도 쓰인다고 느꼈다. 맨 마지막 단편에 나오는 다이빙과 돌고래, 고요한 호흡을 읽고서야 표지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표지 너무 예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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