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두운 사막 배경 속 눈을 감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고, 이 그림책의 내용이 가볍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마음 아픈 그림책이었다. 주인공 빅키는 달콤한 차이를 매일 마실 수 있다며 유혹한 가짜 삼촌과 함께 살며 쉴 틈 없이 일하고, 피가 섞인 진짜 가족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친구 티티는 매일 식당 바닥에서 걸레질을 하며, 함께 도망치려고 해도 걸리면 매를 맞기에 항상 겁에 질려있다. 관광객은 낙타를 타기 위해 자신의 몇 달 치, 몇 년 치 급여를 순식간에 써버리기도 하고, 3-4배 부풀린 차이 가격도 그냥 계산하며, 그들을 위해 한 번밖에 사용하지 않은 호텔 침구를 매일 세탁해야 한다. 


하루 열다섯 시간 이상 묵묵하게 일해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성인도, 교육과정도 없어 끊임없이 열악한 환경의 굴레에 빠진 빈곤 국가 아동 노동의 현실을 담았다. 어린 시절에 이런 학대에 노출될 경우,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진다. 두 달 전 베트남 여행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좀 더 불편한 마음으로 읽었고,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자 하는지 고민하며, 불공정한 아동 노동 문제에 조금 더 관심 갖는 계기가 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