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믿음
헤르만 헤세 지음, 강민경 옮김 / 로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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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관심이 많지 않아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일반적인 고전 책보다는 좀 쉬울 것 같아 도전해 봤는데 분량도 내용도 딱 적당했다. 1장에서는 헤세가 연구해왔던 사상들과 종교, 2장에서는 헤세의 믿음, 3장에서는 1910~1916년 동안 기록한 고찰들이 나와있다.



1장에서 힌두교, 고대 인도 철학, 중국 사상 등 다양한 분야의 종교에 대해 헤세가 연구하고 느낀 바가 나와있는데 종교가 없는 나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힌두교는 특정 사상에 뿌리 두지 않고, 규율이 없는데도 새로운 형태로 모습을 바꾸며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고, 고대 인도 철학은 유머 넘치는 신화나 악마, 우주 등 다채롭고 신비로운 느낌이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 사상가들은 실질적으로 삶과 가족, 국가에 도움 되는 정신 수련이나 나라 통치와 관련된 문장들이 많다. 다양한 종교가 품고 있는 문화적, 지리적 특성이 쉽게 쏙쏙 읽힌다.



2장에서는 헤세가 가장 흥미로워했던 '인간 성숙의 3단계'와 ‘인간의 두 가지 근본적인 유형’이 나온다. 인간은 순수함에서 시작해서, 선악을 깨닫고, 문화와 도덕에 융화되어 종교나 인류 이상의 것에 믿음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선악을 깨닫게 되면 이전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또한, 인간은 현실적인 인간과 종교적인 인간이 존재한다고 봤으며, 각 유형의 특징에 대해 언급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다. 나는 어떤 쪽에 속하는 인간일까 고민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



3부에서는 1910~1916년 동안 기록한 고찰과 편지 모음으로, 종교의 믿음과 가치, 철학적인 사유, 권력다툼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있다. 짧은 글 모음이라 읽기도 편하고, 아침저녁으로 한 문단씩 읽으면 마음 정리하기도 좋을 것 같다.



하나의 종교에 빠지기보다는 여러가지 종교와 신에 관심을 가졌던 헤세의 연구가 신기했고, 나는 믿는 종교는 없지만 신화 이야기를 좋아해서 고대 인도 철학이 관심 갔다. 종교가 있다면 다른 종교는 어떤 문화를 바탕으로 탄생했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종교가 없다면 헤세가 왜 ‘믿음’을 강조했고, 종교적인 인간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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