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03

터널 103 ㅣ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피부가 없는 괴물 '무피귀'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이를 피해 해저 터널을 지나 거미 모양의 섬에 숨지만, 시간이 지나 마을 우물에 바닷물이 차오른다. 다 같이 죽지 않으려면 누군가 목숨을 걸고 터널 밖으로 나가 내륙과 연결된 차폐문을 열어야 한다. 터널 밖으로 떠밀리게 된 '다형'의 앞에 무피귀보다 거대한 괴물, 신체 개조 인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까지 상상도 못한 존재들이 많다. 다형은 마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지 빠른 전개와 긴장감이 매력적인 책이다.

믿고 보는 창비 소설Y시리즈 답게 흥미진진하고 술술 읽힌다. 터널이라는 제한된 환경과 추악한 인간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들이 계속 나와서 긴장감을 놓칠 틈이 없었다. 재난 영화 같은 답답한 상황 좋아하는 나에게는 완전 취향 저격! 이런 책 읽다 보면 '나는 누구와 비슷할까' 고민하게 된다. 마을 영웅이었던 할아버지 명성을 뒤이어 다형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나는 절대 저렇게 희생 못한다 싶다가도, 엄마 낫게 해줄 수 이는 약을 주겠다고 하면 뭔들 못하겠나,, 싶기도 하다. 결말이 좀 취향 갈릴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너무 재밌어서 완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