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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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상실과 육체적 상실과 다른 '모호한 상실'의 개념, 수용, 이해까지의 과정을 연구한 책이다. 자녀들은 자라서 집을 떠나고 부모는 나이 들어 쇠약해지는 현상 말고 이혼, 입양, 부재나 존재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는 실종, 알츠하이머나 정신질환으로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모든 과정들을 '모호한 상실'이라고 설명한다. 이민에 대한 사례도 많이 소개됐는데, 주변에서 볼 수 없던 사례들이라 신선했다.

한 번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특히, 가족의 질병이나 정신질환으로 인한 모호한 상실이 안타까웠다. 회복될 수 없는 가족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헛된 기다림이 끝나기를 바라며 희망을 갖는 양가성 감정이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안타깝다. 또, '패밀리 갬블'이라는 개념도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실종되었을 때, 돌아오지 않을 것을 가정하고 모든 것을 그에 맞춰 준비했지만 아버지가 돌아오게 된다면? 반대로 아버지가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상실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때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면?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임에는 분명하다. 평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상실 사례들에 대한 상상도 해볼 수 있었고, 내 주변을 오고 갔던 많은 만남과 상실을 떠올려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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