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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모두가 피하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더티 워크’ 종사자를 직접 취재한 기록들이 담겨있다. 1부에서는 교도소라는 과밀하고 폭력적인 시설에서의 필수 노동, 2부에서는 조금 특이할 수 있는 드론 조종사의 도덕적 외상, 3부에서는 도축공장의 기계부품처럼 일하는 근로자들, 4부에서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석유산업 종사자에 대해 기록되어있다. 작가가 기자여서인지, 풍부한 자료와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모병제, 유대인, 이주 정책 등 공감이 조금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노동에도 계급이 생긴다는 관점과 이런 ‘더티 워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드러낸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국가를 떠나 우리가 타인에게 어떤 일을 시키고 있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이면에 어떤 노동이 있는지 꼭 한번 유심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을 기계부품 처럼 생각하는 도축공장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엄청난 고기소비를 유지하는 현대인의 실태를 보며 조금은 부끄러웠고, 멋있고 깔끔하게만 보이는 실리콘밸리의 화이트 칼라에도 더티 워크가 있다는 조사가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필수노동인 ‘더티 워크’에 대해 깊게 알고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을 극복하고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이면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나가야만 시스템과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릴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