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호소의 말들 - 인권위 조사관이 만난 사건 너머의 이야기
최은숙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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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숙 작가님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근무하며 마주한 사건들을 기록한 책이다. 밀양 송전탑이나, 네팔 노동자 찬드라의 사례처럼, 이미 잘 알고 있는 사건들도 있었고, 영화나 뉴스에서 다뤄지지 않은 개개인의 이야기도 가득 담겨있다.

꼭 영화, 책,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만이 중요한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받은 무시나 차별이,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당사자에게는 평생을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조명받지 않은 개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권위가 대단하면서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과 노동권에 대한 교육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서야 주휴수당이 뭔지 알았고, 회사에 다니고 나서야 '근로'에 대한 것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용자, 또는 피고용자 일텐데, 근로와 관련된 교육이 많으면 본인의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인권, 차별을 다룬 영화나 책을 볼 때마다 '이런 차별이 없는 세상이 올 수는 있는거야?'하는 답답함을 느낀다. 피부색, 성별, 나이, 지역 등 많은 부분에서 차별과 소외가 발생하고, 난 이게 과연 해결이 되는건지, 나아지기는 하는건지에 대한 회의감이 항상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존엄의 테두리를 넓혀'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서 작게나마 해답을 찾았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 회피하기 보다는, 존엄의 테두리를 넓히기 위해 각 분야에서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작가님처럼 누군가의 인권을 위해 앞서서 싸우고, 투쟁하지는 못한다. 지금은 그렇다. 나도 나의 일이 있고, 그 일에 충실해야 하니까.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지난 사건들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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