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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까 - 십 대를 위한 심리학자의 마음 수업
이고은 지음 / 아몬드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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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마음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0대 시절의 경험에 닿아 있을 때가 많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그 시기의 문제들을 마흔까지 끌어안고 사는 형국이라니.
이 책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까>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심리학 책이기도 하지만, 10대 때의 상처, 혼돈을 치유하지 못한 채 끌어안고 살아가는 비청소년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그 시기를 떠올려보면 모든 것에 돋보기 내지는 현미경이 드리워진 것만 같았다. 친구의 말 한마디, 부모와 교사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 자체가 흔들리기도 하는 시기였다. 그때 나에게 다가오는 문제들을 해석하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힘이 있었다면 조금은 덜 힘들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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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0대 시절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복잡한 감정을 해석하고 나와 타인 모두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심리학을 자기계발의 도구로 삼거나, 누군가를 타자화시키는 데 쓰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요즘 인기 있다는 심리학 책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보다 보면, 나의 감정을 인정하고 지키느라 나 외의 모든 것을 납작하게 타자화시킨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는데, 이 책은 타인의 입장이나 스토리에도 세심하고 다정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좋았다.
또, 많은 미디어에서 사춘기 시기의 감정 변화와 혼돈을 ’중2병‘이란 말로 희화화하곤 하는데, 이 책은 그 혼돈의 이유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는 한편으로, 성인들 역시 여전히 유사한 혼돈을 겪어내고 있음을 일러준다. 때로는 저자 본인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가감 없이 꺼내 보여 주며, 10대 못지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위로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나아져‘라는 뻔한 위로가 아니라 더 좋았다.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책의 제목을 눈으로 가만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찌르르하다. ’미성숙’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두려워, 성숙한 척 감정의 파고를 꽁꽁 숨기느라 바빴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40대의 나와 10대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국은 이어져 있는 존재란 사실이 청소년기를 지나 오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저자와 엄마의 에피소드 중에, 엄마가 “그렇게 기억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장면이 있는데, 이 말이 꼭 과거의 우리가 현재의 우리에게 건네는 말인 듯해 먹먹했다. 이제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릴 때 저 말이 계속 생각날 듯하다. “그렇게 기억해 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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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조카, 자녀를 둔 이들에게도, 10대 시절의 혼돈을 제대로 떠나오지 못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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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심리학자가 된 지금의 제가, 십 대의 어린 저에게 해주고픈 소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저는, 사춘기 시절의 저와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상상을 했습니다. (…) 그 소중하고 고유한 십 대의 고민과 마음과 생각을, 심리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해석하고 풀어내 보고자 애썼습니다. 그 해석들은 때로는 심리학 지식의 모습으로, 또 때로는 어른이 되어 겪은 저의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으로 등장합니다.”(8-9쪽)
“우리가 가진 기억에는 ‘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 지난 날을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따라 실제 걸어온 시간도, 지금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때 참 행복했다‘는 말은, 그 기억을 떠올리는 지금 현재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과거를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더없이 따뜻한 과거를 살아온 사람이 됩니다.
십 대의 나를 만나는 일은 그때의 기억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일이었고, 소중한 기억만 모아 둔 마음 곳간에 차곡차곡 새로이 기억을 쌓아 올리는 작업과도 같았습니다. 청소년기는 분명 불편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무사히 지금을 있게 해준 고맙고 귀한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훗날 어른이 되어 더없이 소중하게 기억할 귀한 계절을 통과하는 중이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