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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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정말 예쁜 그림책이에요. 보고 또 봐도 은은하고 따스한 그림에 마음이 설레네요. 연두빛이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드는 줄 새롭게 알았어요. 볼수록 사랑스러운 그림책, 오래오래 곁에 두고 싶어요.

 

처음 그림책을 다 읽고 나서 너무 슬펐어요.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어요. 과연 엄마를 만났을까?  추운데 떨고 있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괜히 울적해지기도 했구요.두번째 읽으면서 드디어 궁금증이 풀렸어요. 마지막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동안의 걱정이 그냥 사라져요. 멀리서 보이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지요. 그게 아이의 바람을 담은 상상속의 모습일지라도 저는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요.

 

 

글이 많고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그림책 보다 더 애잔하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네요. 글도 짧고 그림도 은은하지만, 마음을 크게 울려주는 책이에요.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알듯 모를듯,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지네요. 전차는 계속 오지만 보고 싶은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운전사 아저씨는 무뚝뚝하고..엄마 손을 꼭 붙들고 가는 아이를 쳐다보며 아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 되네요. 또 기다려도 엄마는 오지 않아요. 사람들은 저마다 바쁜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듯하고요.

 

 

 

그러다 푸근한 인상의 운전사 아저씨를 만나요. 아저씨는 아이에게 꼭 그자리에 서있으라고 말해요. 엄마를 만나고 싶어서 아이는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어요. 짧은 글이지만 그림책 가득, 안타까운 마음을 끌어내요. 엄마를 만나야 할 텐데...정말 단순한 그림책이에요. 우리 엄마 오냐고 전차 아저씨에게 묻지요. 그게 전부이지만 그림책 안에는 수많은 정서가 숨어있어요. 정겹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코가 빨개지도록 추운줄도 모르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절실함,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저도 어렸을 때 외출한 엄마를 간절하게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엄마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 연락도 없고, 어디에 물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엄마는 너무 보고 싶고, 동생들과 집에 있으면서 일이 손에 안 잡혀 숙제를 하는둥 마는둥,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이 생각나네요.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배도 고팠구요. 나중에 엄마가 들어오셨을 때의 순간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마도 너무 반갑고 안도했을 듯해요. 그래서 엄마 아빠 동생들과 함께 집에 있었던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던 듯해요. 지금도 저는 가족이 모두 모여 집에서 복닥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느낌은 정말 쓸쓸하고 안타까워요. 기다린 만큼 만남이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지지만 기다리는 것 자체는 참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지요.

 

 

사탕을 손에 들고 엄마와 함께 걸어가는 아이가 행복해 보이는 만큼, 엄마를 무작정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은 쓸쓸해 보여요. 하지만 그 안에는 언젠가 이루어질 거라는 희망이 함께 곁들여 있어요. 꼭 엄마를 만날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하지요. 말을 아끼지만 느낌이 충만하고, 여백이 더 많지만 꽉 차보이는 그림이 있는, 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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