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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자메이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저는 분명히 소설책을 읽었는데 왜 만화처럼 다가올까요? 유쾌하고 명랑하면서도 가슴이 훈훈해지는 감동까지 주는 마음에 쏙 드는 책이네요. 중국 작가의 글이라 우리 정서와 잘 맞을까?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여학생 자메이의 매력에 빠지는 순간, 우리 옆집에 사는 말괄량이 소녀처럼 느껴졌어요. 너무 친근하고 자꾸 궁금해지고, 나중에 어떤 숙녀가 될지 기대되는 자메이는 멋진 소녀랍니다. 중학생이지만 마음도 따뜻하고 친구도 배려해줄 수 있는 생각 깊은 아이지요. 철이 없어보이지만 심지도 굳고, 한 가지 일에 매진할 줄도 아는 진국이에요.
자메이와 자리는 오누이입니다. 티격태격 다투지만 서로를 챙겨주기도 하는 막상막하의 사이지요. 쌍둥이라서 그런지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는 노력도 살짝 엿보이구요. 하지만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이기도 하지요. 각각 1반 2반 학생이기에 은근 경쟁도 하게 되구요. 자메이네 반 아이들의 이야기는 하나 하나 정말 재미있어요. 자메이와 가장 친한 친구인 린샤오메이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자메이와의 에피소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요. 최고의 연예인이 되고 싶어 안달하지만, 가끔 좋은 기회를 놓치고마는 어리석음도 엿보였어요. 반면에 우직한 자메이는 얼떨결에 최고의 기회를 잡기도 하고 은근히 빛을 발하는 소녀랍니다. 자메이가 영화에 출연할 때 저도 모르게 환호를 질렀습니다.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지요.
자메이 반의 류 선생님과 천 선생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이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하는지 고민하는 어른들에게 답을 주는 부분이었어요. 아무리 무섭게 잔소리 하고 아이를 철저하게 관리해도 스스로 하게 만드는 것만큼 완벽한 교육이 될 수 없다는 진실도 알게 되었어요. 왕샤오핑과의 찐한 연애담을 기대했는데, 안타깝게 빗나갔어요. 그래서 더욱 아쉽구요. 자메이는 참 좋은 인연을 만드는 아이처럼 보였어요. 그런 인연을 오래 끌어가는 매력도 갖고 있는 아이였구요. 그래서 자메이의 넉넉하면서도 지혜로운 성격이 부러웠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젠야핑 같은 아이가 있었어요. 성질내고 남의 나쁜 점만 꼬집어 비판하고 늘 우울하면서도 신경질적인 아이요. 저는 그 친구가 무서워서 피하기만 했는데 자메이는 현명하고 예쁘고 용기있는 아이네요. 싫다고 왕따시킬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인연을 놓지 않고 결국 친구로 만들었어요. 중학교 1학년 소녀지만 마음만은 참으로 넓고 푸근했어요. 자메이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네요. 학교 다니면서 한번쯤 마추쳤을 친구들이 나오고, 선생님이 등장합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헤쳐나가는 자메이의 모습도 친근하구요.
밝고 예쁘면서도 아이들의 세계를 진실로 그려낸 책이에요. 중국의 학교 생활도 엿볼 수 있었구요. 우리나라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은 부럽더라구요.직접 학생 신문도 만들어 보고 연극도 참여해보며 학교 생활을 하면 우리 아이들도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아요. 작가의 작품 중에 <남학생 자리> <린샤오메이> 도 있네요. 그것도 읽어보고 싶어요. 같은 일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지 궁금해요. 명랑만화처럼 순수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주는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