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2009.봄 - Vol.12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풋] 어감 그대로 싱싱하다. 낚싯대에서 미끼를 물고 갑판으로 올라온 생선 같다. 미끼를 끊어 찬찬히 읽어보니 제대로 월척이었다. 풋은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어른을 위한 청소년 잡지와 같았다. 청소년을 위한 잡지라 표방하지만, 청소년이고 싶은 어른을 위한 잡지라고해도 이상하지 않다. 기존 문예지들을 꾸준히 구독하면서 소설이나 시 외의 좌담을 읽으며 그 딱딱하고 정형화된 규격에 나를 맞춰가며 읽었었지만, 풋은 조금 다르다. 우선 눈이 즐겁고 각 기획별로 동떨어지지 않으면서 하나의 주제를 갖는 것이 신선했고 새로웠으며 늘 곁에 있었던 것 같았다.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시인들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왔다는 점이었다.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여태천 시인의 손 글씨같이 직접 챕터를 만들고 글을 붙인 부분이 그들의 시를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하였다.
해서 바로 청소년의 잡지이면서 나이든 우리를 위한 잡지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너무 멀리 느껴졌던 문인들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청소년들이 막막한 수험사이에서 [풋]을 읽고 조금 더 싱싱해지길 바라고, 일에 찌든 나의 동년배의 친구들도 그때를 회상하며 조금 싱그러워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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