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어감 그대로 싱싱하다. 낚싯대에서 미끼를 물고 갑판으로 올라온 생선 같다. 미끼를 끊어 찬찬히 읽어보니 제대로 월척이었다. 풋은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어른을 위한 청소년 잡지와 같았다. 청소년을 위한 잡지라 표방하지만, 청소년이고 싶은 어른을 위한 잡지라고해도 이상하지 않다. 기존 문예지들을 꾸준히 구독하면서 소설이나 시 외의 좌담을 읽으며 그 딱딱하고 정형화된 규격에 나를 맞춰가며 읽었었지만, 풋은 조금 다르다. 우선 눈이 즐겁고 각 기획별로 동떨어지지 않으면서 하나의 주제를 갖는 것이 신선했고 새로웠으며 늘 곁에 있었던 것 같았다.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시인들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왔다는 점이었다.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여태천 시인의 손 글씨같이 직접 챕터를 만들고 글을 붙인 부분이 그들의 시를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하였다.
해서 바로 청소년의 잡지이면서 나이든 우리를 위한 잡지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너무 멀리 느껴졌던 문인들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청소년들이 막막한 수험사이에서 [풋]을 읽고 조금 더 싱싱해지길 바라고, 일에 찌든 나의 동년배의 친구들도 그때를 회상하며 조금 싱그러워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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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졌다. [풋]이 오고 꽤 오랫동안 읽었다. 6월부터 9월까지 만들어졌을 풋은 뜨거웠고, 글을 써야겠다는 전의를 복돋아줬다. 밤만되면 금방 식던 글쓰기에 불을 지펴주었다.   
 사실 저번호에 이성복시인의 인터뷰가 실렸던것은 충격이었다. 청소년 잡지에 이성복의 Q와A가 실릴줄은 상상도 못했다. 처음 인터넷에 오른 목차를 확인하고 실제로 받아봤을때의 감동이란, 근래 책을 받아들고 느꼈던 몇 안되는 감정이었다. 

 풋은 이런식이다. 어려운것도 너무나 쉽게 읽힌다. 오래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이 쉽게 해석이 달려서 나온다. 그림과 사진과 시와 소설로 나도 모르게 문학이 몸에 밀착된다. 문학동네를 읽다가 풋을 읽으면 생각도 단순해진다. 그리고 다시 시와 소설를 읽고 책상위에 앉으면 글쓰기가 다시 멀어진다. 직벽앞에 선 기분이다.  

 또 시간이 지나서 오래 읽어보면, 에디터가 적재적소에 숨겨둔 읽을거리를 파먹게 된다. 이번 호 같은 경우는 클립 하나로 펼칠 수 있는 스팩트럼을 모두 펼쳐놓았다. 클립이란 단어로 할 수 있는것은 모두 해본것이다. 그 집요함과 노력이 책에 묻어났기에 독자는 [풋]쉽게 읽어낼 수 있다. 

  무튼 이렇게 기존 [풋]에서 대변신을 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 자리를 잡았고, 새로움도 익숙해 졌다. 

 Q는 클립과 닮은 알파벳인거같다. A는 인간같다. 잡지의 테제가 성립된 만큼 앞으로 핀트를 어디에 맞출지 겨울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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