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의 일탈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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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해북이2기>
📚도서명 : N의 일탈
✏️저자명 : 나쓰키 시호
🏢출판사 : 해피북스투유
📅출간일 : 2026년 10월 31일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작은 충동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나 복수하고 싶거나,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평소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생각에 그칠 뿐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마음속에만 머물던 충동을 현실로 옮기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쓰키 시호의 《N의 일탈》은 바로 그런 순간을 다룬 소설집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어떤 감정이나 선택을 계기로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 손님〉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아쓰시는 파충류 가게에서 일하는 스무 살 청년이다.

아쓰시는 가게에서 팔리지 않는 도마뱀을 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월급을 도둑맞으면서 돈이 절실해지고, 수상한 중년 남자를 협박해 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남자를 뒤쫓던 아쓰시는 오히려 공격당해 그의 집에 감금되고 만다.

처음에는 아쓰시가 남자를 협박하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상황이 순식간에 뒤집히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스탠드 플레이〉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도모코는 교사다.

학생들의 무례한 태도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던 도모코는 어느 날 만원 전철에서 한 여성이 팔꿈치로 자신을 계속 찌르자 화가 치민다.

그리고 전철에서 내린 그 여성을 충동적으로 뒤쫓기 시작한다.

세 이야기 중에서도 시작이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사람이 많은 전철에서 누군가의 행동 때문에 짜증이 나는 일은 충분히 있을 법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은 기분이 나빠도 그냥 지나칠 것이다. 그런데 도모코는 그 감정을 참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다.

사소한 짜증이 예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점술사 B〉
세 번째 이야기에는 타로 점술가 반도와 그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여성 아키쓰가 등장한다.

반도는 아키쓰의 남다른 관찰력을 알아보고 그녀에게 점술을 가르친다. 두 사람은 점술을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지만, 어느 날 아키쓰가 갑자기 사라진다.

아키쓰를 찾아 나선 반도는 그녀가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했고, 결국 삶을 포기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앞의 두 이야기가 충동적인 행동으로 시작되는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인물의 과거와 감정이 드러날수록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진다.

특히 아키쓰가 할머니를 사랑하면서도 돌보는 과정에서 힘들어했던 마음이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그 사람을 돌보는 일이 언제나 같은 감정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등장인물들이 처음부터 특별히 악하거나 비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돈이 필요한 청년, 학생들 때문에 지친 교사,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점술가. 모두 우리 주변에서도 볼 법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어떤 순간에 내린 선택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읽다 보면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하지?’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늘 이성적으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화가 나거나,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거나,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할 때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까.

세 편 모두 사건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그 상황에서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이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이 더 재미있었다.

읽고 나서도 마냥 개운한 기분은 아니었다. 인물들의 행동이 이해되는 듯하다가도 이해되지 않았고, 어떤 선택은 한참 생각하게 만들었다.

평범한 사람도 어떤 순간에는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N의 일탈》은 그 불안하고 낯선 순간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소설집이었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다룬 이야기나 예상 밖으로 흘러가는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N의일탈 #엔의일탈 #나쓰키시호 #해피북스투유 #해북이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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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미의 딸
이서 지음 / 반타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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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모로미의 딸
✏️저자명 : 이서
🏢출판사 : 반타
📅출간일 : 2026년 10월 13일

오래된 양조장에 숨겨진 비밀, 그리고 대를 이어 계속되는 비극.

『모로미의 딸』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씨간장’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한 오컬트 호러 미스터리 소설이다.

오래된 양조장에 감춰진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는 재미가 있고, 영혼과 육체를 둘러싼 기괴한 설정이 더해져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엄마 준요와 함께 퓨전 간장게장집을 운영하던 은재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는다. 준요가 입이 검은 실로 꿰매진 기이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엄마를 잃고 빚더미에 놓인 은재 앞에 장례식 날 의문의 일본인 미쓰즈가 나타난다. 그는 준요가 일본의 오래된 간장 명가 ‘키네장유’의 후손이며, 은재에게도 유산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려 준다.

키네장유가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수탈과 착취로 부를 쌓은 집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당장 돈이 절실했던 은재는 결국 일본으로 향한다.

하지만 양조장에 도착한 뒤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집안사람들은 어딘가 수상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은재는 점점 불안해진다.

은재는 오래된 기록과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며 양조장에 숨겨진 비밀을 조금씩 알아간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오래전의 비극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양조장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은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모로미의 딸』은 단순히 귀신이 나오거나 무서운 사건이 벌어지는 공포소설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엄마 준요의 기이한 죽음과 양조장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의 진실뿐 아니라 그 안에 얽힌 인물들의 사연에도 관심이 갔다.

특히 은재의 처지가 안타까웠다. 엄마를 잃은 슬픔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빚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낯선 집안의 유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마음이 이해됐다. 그 집안의 어두운 과거를 알면서도 일본으로 향한 은재의 선택을 쉽게 탓할 수 없었다.

간장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공포와 연결한 점도 신선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씨간장과 낡은 양조장이 어우러져 평범한 공간마저 낯설고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처음에는 별다른 연관이 없어 보였던 사건과 인물들이 하나씩 연결되고,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맞춰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다만 등장인물이 많고 시간적 배경도 자주 바뀌어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는 부분은 있었다. 그래도 숨겨진 사연들이 드러날수록 인물들의 행동을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고, 뒤로 갈수록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기괴한 설정과 섬뜩한 장면도 있었지만, 읽을수록 더 무섭게 느껴졌던 건 사람의 욕심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까지 희생시키는 모습이 오히려 초자연적인 존재보다 두렵게 다가왔다.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착취라는 역사적 배경 역시 마음에 남았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이 시간이 지난다고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 상처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은 같겠지만, 그 마음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지키려는 욕망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지키려는 사랑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모로미의 딸』은 오래된 양조장의 비밀을 따라가는 섬뜩한 이야기이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과거의 상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오팬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모로미의딸 #반타 #이서 #오팬하우스 #공포호러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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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인장 1 - 피로 쓴 개혁의 연대기
김사현 지음 / 히스토리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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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폭군의 인장 1: 피로 쓴 개혁의 연대기
📚도서명 : 폭군의 인장 2: 폭군이 세계를 개조하는 법
✏️저자명 : 김사현
🏢출판사 : 히스토리퀸
📅출간일 : 2026년 10월 15일

역사소설이나 정치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 《폭군의 인장》을 읽었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무자비한 절대권력자가 자신의 힘을 앞세워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작품은 단순히 폭군이 권력을 휘두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통치자가 제국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 갈등과 권력투쟁은 물론 개혁과 복수, 경제와 부채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야기는 파디샤 자히르가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면서 시작된다.

젊은 통치자인 자히르는 기존의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낡은 제국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제국의 질서를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제국 내부에는 복잡한 권력관계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개혁을 향한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세력의 반발을 불러온다.

자히르가 꿈꾸는 새로운 시대와 실제 정치의 현실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거리가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개혁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된다. 같은 변화를 두고도 서로 다른 입장이 충돌하면서 통치자인 자히르의 선택은 점점 무거워진다.

정치적 갈등이 깊어질수록 복수와 희생, 상실의 문제도 함께 드러난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파디샤라고 해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까지 감당해야 한다.

때로는 개인적인 감정보다 국가의 이익을 앞세워야 하고, 때로는 인간적인 감정이 냉정한 판단을 흔들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자히르를 단순히 강한 권력자가 아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복합적인 인물로 느끼게 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제국의 개혁이 정치적인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권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경제적 기반도 필요하다. 황금과 부채, 국가의 재정 문제까지 얽히면서 자히르는 정치적 반대 세력뿐 아니라 거대한 제국을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현실적인 문제들과도 마주한다.

그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국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이 단순히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거나 강한 의지를 내세우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보통 ‘폭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신의 욕망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백성을 억압하는 인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통치자를 조금 더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강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 통치자는 과연 개혁가일까, 아니면 폭군일까?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남았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는 선언은 거창하고 멋지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개혁에는 반발이 따르고, 권력투쟁에는 희생이 발생한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는 변화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자히르가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나아가는 모습은 흥미로웠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희생을 지켜보면서 마냥 통쾌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권력이란 무엇인지, 통치자가 짊어져야 할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과연 정당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폭군의 인장》은 한 통치자가 제국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권력의 무게와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그린 정치 판타지다.

화려한 권력의 이면에 존재하는 희생과 상처,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냉정한 현실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책을 덮은 뒤에도 제목 속 ‘폭군’이라는 단어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강한 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역사에 어떤 이름으로 남게 될까.

누군가에게는 폭군이었을 그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준 통치자로 기억될 수도 있지 않을까.

@gbb_mom 단맘
♥<르온 서평모집>을 통해 히스토리퀸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

#폭군의인장 #김사현 #히스토리퀸 #르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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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거래 연구소
도선우 지음 / 라곰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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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운명거래연구소
✏️저자명 : 도선우
🏢출판사 : 라곰
📅출간일 : 2026년 10월 21일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고된 회사 생활에 지쳐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직장인 고달.

한때 음악을 사랑하고 작곡가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꿈도 희망도 잊은 채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참석한 ‘인생과 행복’ 강연회에서 강사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지며 소란을 일으킨다.

강연이 끝난 후 우연히 다시 마주친 강사는 고달에게 ‘운명거래소’라는 명함을 건네며 퇴근길에 한번 들러 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긴다.

그날 밤, 평소 늘 지나던 골목에서 처음 보는 낯선 건물을 발견한 고달은 명함에 적힌 주소를 따라 운명거래소에 들어선다.

평범한 건물의 외관과 달리 내부에는 계곡과 연못, 폭포가 어우러진 신비로운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강사는 자신을 운명거래소의 소장이라고 소개하며, 고달이 정회원 후보 평가 대상에 올랐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한다.

운명거래소는 사람들의 삶을 평가하고 운과 재능을 재분배하는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닌, 사람의 마음속에 담긴 ‘선한 의지’다.

소장은 고달이 어린 시절 겪었던 일들을 하나씩 꺼내 놓으며 그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사실 고달의 삶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던 가족들,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 가던 학창 시절까지는 고달에게도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가족과 함께 타고 있던 차량이 대형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

그 사고로 부모님과 형, 누나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은 고달.

가족을 잃은 슬픔과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만으로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세상은 그에게 조금도 따뜻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사건들이 이어졌고, 어렵게 다시 붙잡은 음악의 꿈마저 부당한 현실 앞에서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고달은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그러나 운명거래소에서 마주한 과거의 기억들은 그가 알고 있던 것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연한 사고라고 생각했던 사건들,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 그리고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불행의 이유까지.

고달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 뒤에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고달에게 닥친 수많은 불행은 단순히 운이 나빴기 때문일까?

그리고 운명거래소는 고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운명거래연구소》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사람의 인생이 참 불공평하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누군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행을 겪는다.

고달의 삶이 그랬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아끼는 가족이 있었고, 좋아하는 음악과 이루고 싶은 꿈도 있었다. 그런데 한순간의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이후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불행과 부당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특히 고달이 자신의 인생을 그저 고달픈 삶의 여정으로 여기고, 영혼이 뽑힌 인형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아야 삶에 대한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되는 걸까.

우리는 흔히 좋은 일이 생기면 행복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을 돌아보면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그렇게 명확하게 나뉘는 것 같지는 않다.

책 속에서도 고달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지만 마냥 불행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가족이 함께했고,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일상 속에 분명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다.

어쩌면 행복은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가는 순간들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고달은 가족을 모두 잃은 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가족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살아남기를 바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았다는 사실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선순환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은 운과 재능을 거래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무척 현실적이었다.

착하게 살아도 불행할 수 있고,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는 자신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좋은 환경과 행운을 누리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모든 성공을 개인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하거나, 모든 불행을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운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노력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었던 순간에는 그 시간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지만, 돌이켜 보면 그 사이사이에도 웃었던 날과 소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그 안에 있었던 작은 행복들까지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운명거래연구소》는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이면서,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라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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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부동산 ㅣ 기기묘묘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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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기기묘묘 부동산
✏️저자명 : 박혜연
🏢출판사 : 다산책방 @dasanchaekbang
📅출간일 : 2026년 10월 12일

기묘하고 서늘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따뜻한 인연과 구원.

저승의 괴이들이 인간 세상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몸과 집을 중개해 주는 부동산이 있다면 어떨까?

『기기묘묘 부동산』은 인간과 괴이가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평생 불운에 시달려 온 청년 강연준이 신비로운 부동산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동양 판타지 소설이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강연준은 평생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운과 잡귀들에게 시달리며 살아간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아간 사찰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지지만, 신비로운 여인 단야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이후 갈 곳도 가진 것도 없어진 연준은 괴이들이 인간 세상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몸과 집을 중개해 주는 ‘귀구부동산’에 머물게 된다.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부동산의 일을 돕기로 한 연준은 단야, 차귀, 기영과 함께 기묘한 일상을 시작한다.

연준은 부동산에서 일하며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괴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얽힌 사건들을 경험한다.

영물인 해추를 둘러싼 사건부터 인간 세상에 적응하며 문제를 일으킨 인어, 인간의 몸을 얻어 배우로 살아가는 흰 여우, 자신의 본성과 갈등하는 도깨비 강철까지.

괴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인간 세상에 살아가지만, 때로는 욕망과 외로움, 미련에 휩쓸려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킨다.

그러던 중 평범하게 살아가던 괴이들이 잇따라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고, 귀구부동산의 평화로운 일상에도 서서히 불길한 기운이 드리운다.

연준은 자신을 평생 괴롭혀 온 불운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되고, 단야 역시 점점 커지는 위협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연준은 자신의 불운에 얽힌 비밀을 풀고,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승의 괴이라는 오컬트적인 요소에 ‘부동산’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결합했다는 점이다.

괴이들이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몸과 집을 구한다는 설정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이 인상 깊었다.

괴이들은 인간과 다른 존재이지만 사랑과 외로움, 욕망과 후회 같은 감정을 느낀다. 누군가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고, 또 누군가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다.

처음에는 낯설고 기묘하게 느껴졌던 존재들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왔다.

『기기묘묘 부동산』은 기묘한 사건들이 이어지는 오컬트 판타지이면서도, 그 속에 따뜻한 인연과 구원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평생 불운에 시달리며 외롭게 살아온 연준이 귀구부동산의 식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처음에는 그저 머물 곳이 필요해 시작된 인연이지만, 함께 사건을 겪고 서로를 알아 가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기기묘묘 부동산』은 신비롭고 서늘한 분위기 속에서도 따뜻한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괴이들이 등장하는 사건들은 흥미진진했고, 각각의 사연에는 인간의 욕망과 후회, 사랑과 희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오싹하고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만난 뜻밖의 따뜻함이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동양 판타지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오컬트적인 사건,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구원 서사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gbb_mom 단맘
♥<르온 서평모집>을 통해 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

#기기묘묘부동산 #박혜연 #다산책방 #르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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