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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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궁금했던 신재민 작가의 『생가』.

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낯설기도 했고, 처음에는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간다.

한옥과 도편수, 상량문, 수목 신앙 같은 한국적인 소재에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섞어 놓았는데, 특히 ‘집’이라는 익숙하고 안전해야 할 공간을 공포의 대상으로 바꿔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화재로 소실된다.

그리고 과거 그 집을 지었던 도편수 지범근은 죽기 전 이상한 말을 남긴다.

그 집을 다시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럼에도 이운암의 손자 건승은 범근의 친아들이자 도편수인 지재헌에게 생가 복원을 부탁한다.

아버지와 오랜 시간 단절되어 있었고 깊은 원망까지 품고 있던 재헌은 오히려 아버지가 그토록 막으려 했던 생가 복원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생가를 살펴보기 시작한 재헌은 하나둘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집은 단순히 건물 하나만 보고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치부터 건물 사이의 조화와 균형, 사람의 동선까지 모든 것이 맞물려야 하는데 이곳은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 있다.

마치 집 전체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게다가 생가를 조사할수록 아버지가 남긴 경고 역시 단순한 고집이나 미신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대형 트럭 기사 시록에게도 사정이 있다.

어머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사람을 계기로,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 시록.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던 재헌과 시록의 이야기는 점차 한곳을 향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생가에 감춰진 과거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도대체 이 집에는 무엇이 있었기에 지범근은 죽기 직전까지 복원을 막으려 했던 걸까.

그리고 왜 다시 지어서는 안 되는 걸까.

『생가』는 그 질문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생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국적인 소재를 공포와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도편수와 한옥은 물론이고 상량문을 비롯한 전통적인 요소들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특히 집의 위치와 구조, 건물끼리 이루는 균형과 동선까지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평범하게만 보이던 집도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여기에 민간신앙과 오컬트적인 요소가 더해진다.

오래된 한옥과 나무, 상량문처럼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것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바로 그 익숙함에 조금씩 균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놓고 무섭다기보다는

‘뭔가 이상한데?’

하는 기분이 서서히 쌓여간다.

익숙한 공간인데 어딘가 잘못된 것 같고, 분명 집인데 편안하기보다는 안쪽에 무엇인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

이런 종류의 서늘함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었다.

『생가』는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만드는 방식의 공포보다는 알면 알수록 찜찜하고 서늘해지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불타버린 생가와 아버지가 남긴 수상한 유언이 궁금해서 읽게 되지만, 집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그 안에 얽힌 사람들의 과거와 욕망까지 함께 드러난다.

그래서 읽다 보면 단순히 ‘이 집에 무엇이 있는가’보다 ‘사람들은 왜 이 집을 다시 세우려고 하는가’라는 쪽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제목과 소재가 끝까지 맞물린다는 점이었다.

집을 다시 짓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되살리는 일일까.

건물만 예전 모습으로 되돌린다고 해서 정말 과거를 복원할 수 있는 걸까. 오히려 감춰 두었던 기억이나 욕망까지 함께 되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옥과 도편수, 민간신앙이라는 한국적인 소재에 미스터리와 오컬트를 더한 작품을 찾는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특히 서양식 오컬트와는 또 다른,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과 믿음에서 비롯되는 공포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무엇보다 결말을 모르고 읽는 편이 좋다.

생가가 품고 있는 비밀과 인물들의 관계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 소설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rinob_ooks 리노의 책들 서평단 모집을 통해 북다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생가 #신재민 #북다 #한국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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