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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신도 후유키 지음, 장하나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평점 :
이야기의 중심에는 미나미노와 그의 반려견 파스텔이 있다.
바쁘게 일하며 살아가던 미나미노의 일상에 파스텔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저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한 마리의 강아지였지만, 어느새 파스텔은 미나미노의 하루를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
밥을 챙겨주고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존재를 바라보는 것.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어쩌면 이런 평범한 일들이 하루하루 쌓여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 시간이 계속될 것처럼 믿게 된다.
하지만 파스텔에게 병이 찾아온다.
악성 림프종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미나미노는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치료를 계속하면 조금 더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파스텔이 힘들어질 수 있고, 치료를 멈추면 고통은 줄일 수 있어도 이별의 순간은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여기서부터 마음이 참 무거웠다.
‘하루라도 더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과
‘내 욕심 때문에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
둘 다 사랑해서 생기는 마음이라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말하기 어렵다.
미나미노 역시 계속 흔들린다. 파스텔이 조금이라도 먹으면 기뻐하고, 잠깐이라도 걸으면 희망을 품는다. 상태가 좋아지면 혹시 괜찮아지는 건 아닐까 기대하고, 다시 나빠지면 자신이 내린 선택을 후회한다.
특히 파스텔이 아픈 뒤에는 평소 아무렇지 않았던 행동 하나하나가 소중해진다.
밥을 먹는 것.
걸어가는 것.
꼬리를 흔드는 것.
옆에서 편안하게 잠드는 것.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모습들이 아프고 나서는 하나하나 다 귀하게 느껴진다.
결국 파스텔은 미나미노의 곁을 떠난다.
그리고 미나미노에게 남은 건 파스텔이 없는 일상이다.
늘 함께했던 존재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집도, 산책길도, 하루의 시간도 전부 달라져 버린다. 죽음은 한순간이지만 부재는 그다음 날에도, 또 그다음 날에도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 특히 먹먹했다.
반려동물과 살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보다 훨씬 짧은 시간을 사는 존재와 함께한다는 건, 언젠가 반드시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함께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
생각만 해도 겁이 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마음이 철렁했다.
언젠가 헤어질 걸 알면서도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고, 장난치고, 이름을 부르고, 서로를 기다리는 그 모든 시간이 이미 충분히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스텔은 떠났지만 함께했던 시간은 미나미노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읽는 동안에는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이상하게 따뜻함이 남았다.
사랑하면 언젠가는 이별한다.
하지만 이별이 그 사랑까지 없었던 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시 행복해지는 것 역시 먼저 떠난 존재를 잊는 일은 아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오래 마음에 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문예춘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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