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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
전효원 지음 / 반타 / 2026년 8월
평점 :
주인공은 LA에서 활동하는 단역 배우 스텔라 초이, 한국 이름 최별이다. OTT 드라마 〈보이지 않는 이웃들〉에서 젊은 무당 ‘이미치’ 역할을 맡으면서 갑자기 주목받게 된다.
처음에는 어디까지나 연기였다. 촬영을 위해 무속인의 행동을 배우고, 카메라 앞에서 그럴듯하게 굿을 하고 귀신을 상대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이상한 일들이 계속된다는 것.
연기하면서 했던 행동이 현실에서도 묘하게 통하고, 보이지 않아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본인은 어떻게든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사건은 점점 “이쯤 되면 진짜 아닌가?” 싶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설정만 보면 무겁고 음산한 퇴마물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 책의 분위기는 꽤 다르다. 인물들이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고, 엉뚱한 대사와 행동이 툭툭 튀어나와 피식 웃게 된다.
그렇다고 계속 가볍게만 흘러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별이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아버지를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가족과 종교 문제로 이어진다. 아버지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고, 별은 그곳에서 어머니와 관련된 오래된 상처까지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 LA 코리아타운 지하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단순히 ‘귀신을 봤다’ 정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을 직접 겪게 된다.
배경인 LA 코리아타운도 꽤 인상적이었다.
영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미국의 한인 사회에 한국식 무속과 교회 문화가 동시에 존재하고, 여기에 배우와 OTT 드라마 촬영장 이야기까지 더해진다. 미국 한복판에서 금줄을 치고 부적을 붙이고 굿을 하는 장면들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무속 소재인데 장소가 LA로 바뀌니 익숙하면서도 낯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 배경 덕분에 흔한 오컬트물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난다.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좋았던 건 별 주변에 ‘식구’가 하나씩 늘어나는 과정이었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가족, 각자의 사정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강아지 위프까지.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각자 살아온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사건을 함께 겪고, 밥을 같이 먹고, 서로를 걱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관계가 된다.
책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식구라는 게 꼭 피가 이어진 사람만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상처를 알고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만들어지는 관계가 오컬트적인 사건보다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위프도 빼놓을 수 없다.
분명 무섭고 심각한 장면인데 강아지 하나 때문에 갑자기 분위기가 풀리기도 해서 읽으면서 몇 번 웃었다.
공포, 코미디, 가족 이야기, 성장물이 정신없이 섞여 있는데 이상하게 따로 놀지 않는다.
너무 무겁지 않은 오컬트 소설을 찾는 사람, 개성 강한 주인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팬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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