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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 ㅣ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임희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평점 :
상처 입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따뜻한 치유 소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따뜻한 커피 향, 그리고 마음속 깊이 묻어 둔 오래된 기억들.
커피전문점 트릉카 다방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혼자 감당해 온 슬픔을 나누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이야기다.
책은 총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오후의 쇼팽」
치요코는 젊은 시절 마음을 전하지 못한 첫사랑 다케히코를 오랫동안 그리워한다. 트릉카 다방에서 흐르는 쇼팽의 음악과 커피 향 속에서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던 그녀는 마침내 다케히코와 재회한다.
두 사람의 재회는 오래 묻어 둔 미안함과 그리움을 털어놓고 멈춰 있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조용한 기적이었다.
2장 「그늘나무의 우울」
고타는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스미 누나와의 약속 때문에 소꿉친구 시즈쿠를 자신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모든 상처를 혼자 견딘다.
배우 루미와의 만남을 통해 고타는 처음으로 억눌러 온 슬픔을 터뜨린다. 그리고 자신이 시즈쿠를 일방적으로 지켜 주는 존재가 아니라, 시즈쿠 역시 자신의 곁을 지켜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지키는 사람에게도 기대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다가왔다.
3장 「떠나는 계절」
일러스트레이터 혼조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일에 대한 부담 속에서 지쳐 간다. 완벽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집착과 자신을 향한 실망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지만, 트릉카 다방 사람들은 말없이 그녀의 곁을 지켜 준다.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건네는 평범한 관심 속에서 혼조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래 미뤄 두었던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마지막 날, 트릉카 다방 사람들이 한 잔씩 건넨 커피는 언제든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따뜻한 약속처럼 느껴졌다.
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슬픔을 혼자 감당하려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꺼내 놓고, 곁을 내어 주는 사람들의 온기를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트릉카 다방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지친 사람이 잠시 쉬어 가고, 오래된 기억을 꺼내 놓으며, 다시 새로운 계절을 시작하는 장소다.
이 책은 거대한 기적 대신 한 잔의 커피와 따뜻한 말 한마디,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작은 친절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커피 한 잔과 음악 한 곡, 다정한 인연이 오래 묻어 둔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소설.
문예춘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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