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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8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평점 :
신종 바이러스 ‘페인플루’가 퍼지며 사람들이 좀비처럼 변해가는 아포칼립스 상황. 정부는 무능하거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태를 통제하려 하고, 세상은 빠르게 붕괴해 간다.
이 혼란 속에서 한 가족은 각자의 이유로 길을 떠난다.
숙영의 딸 초과는 수술이 필요한 딸을 살리기 위해 수혈을 하러 가야 하고, 아들 근대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덕후의 삶’을 위해 코믹페스티벌로 향한다. 엄마 숙영은 만삭의 딸 초희를 데리고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병원을 찾아 나선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 상황에서 그걸 하러 간다고?’ 싶었는데, 읽다 보니까 이상하게 이해가 갔다.
좀비가 세상을 덮쳐도, 결국 사람은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향해 움직인다는 게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좀비가 들끓는 위험한 세상에서도 이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며,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려 한다.
한편, 좀비 바이러스 ‘페인플루’가 퍼지기 전,
가난과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한 가장이 있었다.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그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내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던 중, 출산을 앞두고 생활이 막막해지자 거액의 돈을 주는 임상실험에 참여한다. 그 실험은 중국에서 진행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실험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치료’가 아니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실험이었다. 피실험자들은 감금된 채 약물을 투여받고 신체가 변형되며, 결국 일부는 죽고 일부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변이된 존재로 남게 된다.
그는 살아남지만, 그의 몸은 이미 바이러스와 결합된 특이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연구진은 그의 혈액이 백신 개발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그를 사실상 ‘살아 있는 실험체’로 묶어둔다.
그리고 이 사건은 이후 퍼지는 좀비 아포칼립스의 근원과 연결된다.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는 책에서 확인하는 걸 추천한다.)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간다.
누군가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누군가는 아이를 낳기 위해, 또 누군가는 그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그 선택들은 어쩌면 비합리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래서 더 사람답게 느껴졌다.
좀비가 세상을 덮쳐도,
결국 사람은 자기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향해 나아간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별 다를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아직 세상이 멀쩡할 뿐.
ps. 이 책에는 진짜 화나는 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읽다 보면 “장경장 개xx…”라는 말이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장경장 처단 파티원 상시 모집 중…)
자음과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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