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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평점 :
의대 자퇴생 이영환은 장애인 두 명을 납치한 혐의로 체포된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실체는 드러난다. 그는 ‘인체 실험’이라는 이름 아래 223명의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인물이었다. 검찰은 그를 구속하고 재판에 넘긴다.
명백한 살인범.
그런데 그는 동시에 인류의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의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부터 암과 같은 난치병까지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의 치료로 병을 고쳤다는 환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사회는 거대한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그는 조건을 내건다.
자신이 저지른 223건의 인체 실험 살인에 대해 죄를 묻지 말 것.
만약 처벌한다면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협박한다.
그가 죽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의학 기술 역시 세상에서 사라진다.
사건은 사회를 극단적으로 양분시킨다.
뇌종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이영환을 반드시 살려야 하는 박 변호사.
223명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그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는 장 검사.
두 사람 모두 절박하다.
두 사람 모두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언론은 완치 환자들의 눈물 어린 인터뷰와 피해자 유가족의 절규를 번갈아 보도한다. 화면 속 누군가는 “그는 우리의 구원자”라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는 괴물”이라 외친다. 여론은 점점 갈라지고, 사회는 양극화된다.
읽으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실제로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면 우리 사회도 이렇게 갈라지지 않을까. 사람들은 각자의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정할 것이다.
새로운 의학 기술의 발전을 위해 223명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절대적인 선은 존재하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만약 그의 기술이 진짜라면?
정말 인류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수천, 수만, 수억 명을 살릴 수 있다면?
과거의 223명과 미래의 수많은 생명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숫자 223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고, 가족이고, 꿈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을 ‘필요한 희생’이라는 말로 덮어버릴 수 있을까.
그런데도 솔직히, 마음 한편이 흔들린다.
머리로는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만약 내 가족이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죽는 상황이라면?
그 순간에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가볍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다. 윤리적 딜레마를 중심으로 전개되기에 무겁고, 때로는 불편하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힘이라고 느꼈다.
누군가는 그를 희대의 살인마라 말할 것이다.
누군가는 인류의 구원자라 말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이 작품이 디즈니플러스에서 「블러디 플라워」라는 제목으로 8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활자로 읽으며 상상했던 법정 장면과 언론 보도, 인물들의 감정선이 영상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벌써 궁금해진다. 특히 박 변호사와 장 검사의 감정 대립, 그리고 이영환이라는 인물을 배우가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가 크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같은 이야기가 영상에서는 또 어떤 질문을 던질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결국, 드라마도 봐야겠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chae_seongmo) 서평단 자격으로 델피노(@delpinobook)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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