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이모션
이서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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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감정 제거술을 도입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설정부터 꽤 흥미롭다. 이곳에서는 감정을 제거했는지 여부에 따라 사는 구역과 삶의 질이 나뉘고, 감정 제거자만 입사할 수 있는 기업 ‘노이모션랜드’가 그 체제의 중심에 있다. 주인공 하리는 감정 제거자인 엄마와 감정 보유자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생기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30세까지 감정 무소유 상태를 유지한 그는 자연스럽게 노이모션랜드의 차세대 상징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30번째 생일을 맞은 날부터 하리의 일상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옆집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살인범 노은수가 보낸 의문의 꽃다발, 감정 테스트 재검사 통보, 그리고 발신인을 알 수 없는 고백 카드까지. 감정이 없어야 할 삶에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하리 역시 처음으로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캐쳐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기한은 단 일주일.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꽃다발과 익명의 편지처럼 사소해 보이는 단서들이 하나씩 이어지며 진실에 가까워지는 추리 과정이었다. 살인범은 왜 하리에게 생일 꽃다발을 보냈을까?
감정이 없어야 할 공간에 도착한 고백 카드, 그 카드를 보낸 사람은 분명 감정이 있을 텐데. 노이모션랜드는 감정이 없어야 입사가 가능한 곳이다. 그렇다는 건, 감정이 있는 인물이 회사 안에 있다는 뜻이 된다. 처음엔 우연처럼 느껴지던 요소들이 점점 한곳으로 모이는데, 그 중심에는 항상 하리가 다니는 노이모션랜드가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건 뭐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감정 제거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이다. 이 소설에서 감정 제거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보장해 주는 조건처럼 작동한다. 감정을 제거해야 안정적인 직장과 주거 환경을 얻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철저히 관리되고 검증된다.

결국 이 소설은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지운 사회가 과연 인간에게 편안한 삶을 주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다 읽고 나서도 “정말 감정 없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웃겼던 포인트 하나.
재이… 형사라고 해서 당연히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였다 😂
여자 형사가 이상할 것도 없는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착각한 내 고정관념이 더 문제였던 걸로. 혼자 읽다가 살짝 반성했다.

✔️ 설정이 흥미롭고 전개가 빠른 데다, 꽃다발과 편지 같은 단서들을 따라가며 추리하는 재미까지 있어서 끝까지 집중해서 읽게 된 소설이었다. 디스토피아나 미스터리 요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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