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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ㅣ 하다 앤솔러지 5
김경욱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하다 앤솔러지 시리즈의 마지막 다섯 번째 소설집 『안다』는 다섯 명의 대표 작가가 *안다(안아준다)*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단편 모음집이다. 두 팔로 안아 품는 행위, 그리고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중심으로 인간 관계의 깊이를 묻는다.
『안다』는 포옹을 소재로 하지만 신파에 기대지 않는다. 읽는 동안 마음이 여러 번 먹먹해졌고, 문득 안아주지 못해 마음에 남는 사람, 그리고 지금이라도 안아주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품에 안는 것보다 마음으로 안는 것이 더 오래 남는다.” 담담하면서도 오래 마음속에 머무는 소설집이었다.
누군가를 ‘안는다는 것’이 곧 이해이자 위로가 되는 순간들.
『안다』는 인간 관계의 가장 따뜻하고 가장 아픈 지점을 품은 앤솔러지다.
1️⃣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 김경욱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가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기억과 상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안아 준 ‘낯선 품’의 미스터리를 되짚는다. 그것은 ‘사라진 관계’가 아니라 ‘온전히 알지 못한 관계’에 대한 애도다. 안는다는 행위가 결국 이해받고 싶었던 마음의 잔향이었음을 절실히 드러낸다.
2️⃣ 가짜 생일 파티 — 심윤경
사회적 역할과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21년 차 직장인의 하루. 복잡하고 지친 사회 관계 속에서도 아주 짧게 스치는 따뜻함—누군가의 시선, 손길, 말 한마디—이 사람을 버티게 한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은 이야기.
3️⃣ 히치하이킹 — 전성태
우연히 타인의 차에 올라탔다가 낯선 고향까지 따라가게 된 대학생 커플의 충동적이고 불안한 여정. 관계를 맺고 밀어내는 일 모두가 두려운 청춘의 외로움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방황할 때 가장 안기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는 것이 청춘의 아이러니로 남는다.
4️⃣ 다시 한번 — 정이현
20년 전 제주 여행을 함께한 두 친구가 20년 뒤 태국으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멀어지지만 그만큼 더 소중해진다. 지친 삶 속에서도 서로를 안아줄 사람이 있다는 건 가장 큰 축복이다. 잊지 않고 다시 손을 뻗는 우정의 힘이 따뜻하게 남는다.
5️⃣ 그녀들 — 조경란
멀어져버린 세사람의 현재와 과거가 교차한다. 안았던 순간보다 안아주지 못했던 순간, 그리고 안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균열이 더 깊게 남는다는 사실을 섬세하게 그린다. ‘안아준다’는 것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감당과 책임, 애정과 포기의 복합적인 감정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다섯 개의 ‘안음’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품고 싶다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바람을 향하고 있다.
✔️ 짧은리뷰
포옹이라는 단순한 행위 속에 기억, 상실, 우정, 외로움, 위로가 녹아 있다. 다섯 편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 관계의 가장 깊은 지점을 건드린다. 안았던 순간보다 안아주지 못한 순간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사실이 먹먹하게 스친다. 책을 덮고 나면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고, 누군가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