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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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용모에다가 빼어난 연기력, 스캔들조차 없는 멋진 남자 테이트 랜더스는 그 어떤 여자도 안반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단 한명 케이시만 빼고는.

물론 케이시와 테이트의 만남이 최악?까진 아니더라도 평범하진 않았고, 오해가 오해를 낳아 케이시는 테이트를 경계하고 외면하지만 사랑이 뭐 그런가. 이미 화살시위를 떠난 화살은 서로의 가슴에 박혀버려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결국 파이와 공작새가 큐피트의 역할을 했던듯.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소재로 책 속의 주인공들은 작품을 연기한다. (케이시와 테이트의 사랑 못지 않게 지젤과 잭 워스의 사랑도 흥미롭다)

연극을 통해 서로에게 진심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요 무대가 연극이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나에겐 대사가 과장되고 오글거렸다.

"당신의 향기가 내 온 몸을 타고 노네요, 날 기쁘게 하고, 가슴 뛰게 하고, 욕망으로 미치게 만들어요."

오마이갓!!!!!


고등학교때 친구를 통해 몇권 읽었던 할로퀸로맨스.(친구는 하루에 몇권을 읽을 정도로 푹 빠져있었지만 나는 금새 시들했다. 매번 똑같은 설정에 똑같은 스타일의 남녀주인공때문에, 게다가 동화책처럼 결혼이 마치 인생 행복의 골인점처럼 네네, 그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요. 라는 식이어서. -무협소설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생각해보면 참으로 편협한 독서스타일이었다. 물론 지금은 가리지 않고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책들을 읽고 있다. 십년 가까이 장르소설에 빠져있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에서 이미 정열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먼 노인은 자신이 연애소설을 읽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터같은 우리 삶에 연애소설은 가끔은 삶을 반짝반짝하게 만들며, 우리에게 지루하기도 치열하기도 한 삶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연애소설을 읽는다고.

결국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문득 바쁘게 거리를 걷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목련은 하얗게 봉우리를 내밀고 있고, 벚나무는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은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춥던 겨울을 이기고 말이다.


미세먼지 가득한 봄날이긴 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봄이 좋다.

아직 마음이 얼어붙은 겨울같다면 로맨스 소설 주드 데브루의 '파이와 공작새'를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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