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에 인터넷도 책도 풍부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 무언가가 궁금하면 어른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묻듯이 말이다. 엉뚱한 질문도 많았을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현재는 '공부'하기 좋은 시대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적엔 아무도 엉뚱한?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서 끙끙거리며 생각하고 생각하며, 결국 나중에는 갈길을 잃고 쌓여져만 간 질문들.

왜 사람은 죽어?

왜 하늘은 파랗지?

왜 꽃은 꽃이야?

...

하지만 지금은 길을 가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궁금점이 생기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컴푸터로 검색하여 궁금점을 해소한다. 물론 인터넷이 모든 질문에 해답을 주지 않긴 하지만(게다가 그 해답이 정답이 아닐때도 많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수월하게 궁금점을 해소한다.


이 책 '공부의 철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공부'의 조건을 '아이러니'와 '유머'로 보았다.

(아이러니는 우리가 흔히 삼천포로 빠진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본말전도라고 할까? 맨 처음 시작점은 저거였는데 어느새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유머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아이러니'와 '유머'는 우리 자신을 상처내며-마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하나의 세계를 깨고 나오는 과정을 상상하게 한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다른 지역의 중학교로 배정되어 전혀 모르는 또래집단과 함께 전혀 생소한 과목들을 배우게 될 경우를 생각하면 우리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모든 환경과 관념을 많이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저 장소만 바꾸고 사람들만 바꾸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 과정을 저자는 자신을 '상처'입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상처로 인해 좀더 시각이 넓어지고 다른 '공부'를 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게다가 아이러니와 유머를 멈추지 않는 공부를 하되 '최후의 공부' 또한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절대적인 근거'를 추구하지 말라는 소리다. (논리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만약 누군가가 '이 세상 까마귀는 검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참일까, 거짓일까. 이 명제는 거짓이다. 어떤 누구도 이 세상의 모든 까마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일본의 어떤 학자가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단정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100여명도 안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말이다)


'궁극의 자아를 찾기 위한 공부는 그만두라'는 말로 바꿔도 좋다. 자신을 진정한 모습으로 만들어줄 최고의 공부 따위는, 없다.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 이 프로세스를 멈추고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공부의 유한화다.                    -p150


이 책은 지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조금은 시선을 들어올려 혹은 시선을 돌려서 다른 곳도 한번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서둘러가도 좋고 천천히 가도 좋다. 그저 머물러만 있지 않는다면.

(고인물은 결국 마르거나 썩거나 둘 중 하나니까.)

자신을 파괴하는 '공부'는 사실은 자신을 아프고, 상처내지 않으며 자신에 자신을 더하여 새로운 자신을 형성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오늘의 내가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와 다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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