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바라지 않을까?
아니, 베스트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출판사를 통해 책이 세상에 나오고 사람들에게 읽히길 원하지 않을까?
하지만 책으로 세상에 나오는 경우는 드물고 수많은 사람들의 글들은 어딘가에서-컴퓨터안에서, 자신만의 책상 서랍 안에서- 먼지가 쌓인채로 잠들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프랑스 어느 바닷가 작은 마을의 도서관에서 독특한 이벤트를 열었다.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고를 받는다는 것이다.
단 조건은 본인이 직접 원고를 도서관에 가지고 와야만 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먼거리에서도) 이 도서관으로 자신의 거절당한 원고를 가지고 왔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도서관이 있는지조차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그러던 어느날 대형출판사에 다니는 델핀은 작가인 남자친구 프레드와 함께 고향으로 휴가차 왔다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책들의 도서관'에서 걸작을 발견한다.
그것이 바로 앙리 픽이라는 사람이 쓴 '사랑의 마지막 순간들'이다.
마을의 피자가게 주인이었던 앙리 픽은 몇해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 앙리 픽의 부인은 남편이 평생 책 한권을 읽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가 그토록 아름다운 소설을 썼다니?!
여튼 델핀의 생각대로 이 책은 엄청나게 파란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한다.
이 책은 단지 그 책을 정말로 앙리 픽이라는 사람이 쓴 것인가? 라는 미스터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앙리 픽의 책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 자체가 변화하고, 좌충우돌하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웃고 울고, 싸우며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를 한권에 책에 모두 다 담아냈다.
결론은 '좋은게 좋은거지'다.
그리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평온하고 행복한 일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아무리 지겹고 반복되는 일상의 하루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델핀의 남자친구인 프레드가 그런 행복을 깨닫는 순간 나 또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긴 겨울밤 우울을 날려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틈틈히 웃으며 틈틈히 고개를 저으며, 틈틈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런 여운의 책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