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크로티컬 시리즈의 프리퀄인 '레바나'는 기존의 시리즈를 읽지 않아도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이 유명한 문장만 보아도 그녀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설공주의 새엄마.
자신보다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몰아내고 왕국을 차지한 여왕.
(어렸을 적에 읽었던 백설공주의 이야기는 사실 나에겐 충격이었다. 아마도 원작을 최대한 살렸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사냥꾼에게 백설공주를
죽이라고 명령한 여왕은 그 증거로 백설공주를 요리해오라고 시킨다. 사냥꾼은 어린 백설공주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도망치라고 하고는 어린 사슴을
잡아 요리해서 여왕에게 바친다.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나로서는 백설공주는 잔혹한 이야기였다. 게다가 끝은 여왕을 불태우고 백설공주와 왕자는
결혼하지만 아마도 왕자가 시체애호가인지 뭔지 그래서 결국 공주와 이혼한다는 이야기였던가 그랬다. 여튼 다른 책에서의 동화는 그저 왕자와 공주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났지만 내가 읽은 그 동화책은 결코 해피스럽지 않았다. 내가 알기론 실제로 안데르센 동화책 또한 해피하지 않다고
하던데 그 원작을 살린건지 어떤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동화책은 그러했다.)
여튼 이 책은 백설공주의 새엄마(윈터의 새엄마)인 레바나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판타지로 새로 쓴 루나(달)의 지배자 레바나의 사랑과
권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소개만 보고는 거울은 언제부터 있었는가,가 궁금했는데 사실 거울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집에 걸어놓은 거울은
등장하지만)
레바나의 어린시절은 불우하기 짝이 없다.
부모님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하나밖에 없는 언니는 잔인하고 레바나를 괴롭히는 것을 낙으로 알고 있으며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되었다.
레바나는 자신이 유일하게 원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마음'은 그 어떤 마법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그녀의 '마음'만 애절하다.)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으로 루나의 여왕이 된 레바나. 하지만 언니의 유일한 후계자 셀린 공주가 클때까지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바나는 자신만이 루나를 잘 다스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녀는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데 과연 그녀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느낀 것은 그릇된 자신의 믿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가, 였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나라를 잘 다스리지?"
아마도 이렇게 바뀌어도 충분한 듯하다.
[레바나와 시빌 미라, 그리고 조정 신료들은 외곽 지구 간의 교역과 제조 협약, 그리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장시간
논의했다. 외곽 지구를 순찰하려면 경비병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경비병을 더 선발하고 훈련을 시작했다. 정부가 선발하려고 한 젊은이들 중에는
경비병이 되기 싫어하는 자들도 있었다. 특히 자신이 감시해야 할 구역에 가족이 있는 경우에 그랬다. 레바나는 그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바로 그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젊은이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p 222~223
단적으로 레바나의 사고방식은 이러하다.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고 루나를 사랑하는 것이 이러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결여된 레바나.
그녀는 '양심'이 없는 '아름다운' 겉모습의 여왕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정치와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모습에서 503이 생각났다. 정말이지 다행이도 왕정시대가 아닌 민주시대여서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권력은 누가 어떻게 쓰는지가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