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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먼트 - 복수를 집행하는 심판자들, 제33회 소설추리 신인상 수상작
고바야시 유카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5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책 '저지먼트'는 나를 절망과 슬픔에 빠뜨렸다.
읽는 내내 오래전 보았던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생각났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 '저지먼트'에서 과연 인간은 왜 '인간'으로 불리워야하는지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부가 게임에 빠져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차라리 낳지를 말지. (물론 사회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 사회의 역할을 제외하고 오롯이 부모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같이 굶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만 배불리 먹고 아이들을 굶긴다던지, 학대한다던지 그런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짝꿍에게 물었다.
"만약 내가 묻지마 살해를 당하거나 혹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을때 이런 복수법과 기존법이 있을 경우 어떤 것을 선택할거야?"
"만약 네가 그럴경우 내가 어떤 법을 선택하길 원해?"
이 두가지 질문을 했다.
어쩌면 답은 정해져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짝꿍과 같은 답을 말할 것이다.
내가 죽었을 경우 어차피 죽은 목숨 다시 살릴 수도 없는데 짝꿍의 손에 피를 묻히기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일 경우에는 나는 별 망설임없이 '복수법'을 택할 것이다.
문제는 '복수법'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 안다. '복수'를 한다고 해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다시 살아올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선택하는 것은 '미안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가해자가 가장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가족은 자신들을 끊임없이 자책한다. 혹 이랬더라면 죽지 않았을까, 혹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죽었나, 하는 하지 않아도 될 자책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법으로는 피해자가 원하는 식의 법집행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명'의 무게를 법의 무게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 (어느 프로파일러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법을 집행하는 검사, 변호사, 판사들 모두 '범죄자'들을 더 많이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기 때문에 피해자를 위한 법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게다가 '복수'를 함으로써 그 '복수'의 무게까지도 감당해야만 한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복수법'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더 가혹한 것 같다.
[만약 사람의 마음에도 사이렌이 붙어 있다면, 우리는 좀 더 일찍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좀 더 일찍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사이렌 중에서 p 70
여담으로 우리 모두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미안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도 아니고, 내 동생도 아니고, 내 가족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울컥하고 슬퍼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그리고 갖고 있는 '인간성' 때문인 것이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