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드로 미샤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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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소개되는 이스라엘 최고 범죄 소설이라는 책소개로 흥미를 자아냈다. 표지를 보면 전혀 위험하거나 범죄와는 상관없는 오히려 로맨스가 어울리는 표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서늘한 냉기와 공팜내가 풍기는 지하실이나 오래된 낡은 빈집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1. 몇달전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이혼하게 된 오로나는 장애가 있는 아이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남편은 내연녀와 결혼했고, 아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상담을 받고 있다. 오로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존재다. 하지만 삶의 힘듦과 외로움으로 인해 이혼한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앱에 들어가 한 남자를 만난다.

2. 리가에 살던 에밀리아는 이스라엘로 취업비자를 받고 왔다. 라훔의 간병을 하던 에밀리아는 라훔의 죽음 이후에 요양원에서 힘겹게 일한다. 리가에 돌아가고 싶은 것인지 이스라엘에 계속 머물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에밀리아는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어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라훔의 아내가 소개해준 한 남자의 아파트 청소를 하게 된다.

3. 몇주전 3째를 출산한 엘라는 뒤늦은 대학수업의 논문을 쓰기 위해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공부한다. 보수적인 남편과 육아에 지친 엘라는 하루에 몇시간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만이 유일한 숨쉬기인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난다.

이 세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나중에 이 책의 작가분이 남성분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웠다. 왜냐하면 이 책의 시점이 3자의 시점이 아니라 여성들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세 여성들의 감정의 변화와 갈등, 남자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매우 섬세하게 쓰여졌다. 끌림, 두려움, 배신감 등등.

이름이나 지명때문에 낯설긴 하지만 잘 읽히는 책이었다. (피가 난무하거나 잔혹한 장면은 하나도 없지만 책장을 덮으면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온다. 정말이지 옛말 틀린 게 없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마지막에 왜 '범인'의 심리가 없을까?라는 의문점이 있었는데 조금 생각해보니 '범인'의 모습은 (성격이든, 심리든) 세 여자의 말과 글 속에 있었다. 왜 '그'가 여자들을 만났는지를.

'sns' 속의 자신도 거짓으로 꾸며낼 수 있지만 오프라인 속의 자신도 거짓으로 꾸며낼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인듯.

새로운 형식?과 낯선 나라의 심리 스릴러를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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