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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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처음 접했을 때 순식간에 빨려드는 흡입력과 릴리의 넘치는? 매력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추천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재밌다고 했다. 그 후에도 피터 스완슨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실망한 케이스는 없었다. ^^ 여튼 애정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사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갈팡질팡했다. (처음부터 시리즈도 아니었고, 전작의 흥행으로 인해 속편이 무너지는 것을 많이 보아온 터라) 여튼 빨리 읽어보고 싶은 심정에 설레임과 두려움 반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런, 결과는 반반이다. (마음 속 투표결과는 정확히 반반은 아니었지만, 51대 49라고 할까?)

처음 1부는 사실 지루했다. 쭉쭉 읽히기는 했지만 탐정 헨리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니 뭔가 어설프고 흐리멍텅하고, 우유부단한 글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2부부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흥미롭고 재밌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관찰자'가 생각이 난다. 제3자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랄까, 아니면 그런 기분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듯. 관찰자의 시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을 분석하고, 감상하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 3부는 태풍이 물러가고 널려있는 잔해를 치우는 기분이었다. 글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힘이 빠져버린 느낌이랄까? 여튼 이리저리 잡생각이 많아지는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 잡생각이 나쁘지 않았다. 한번쯤 뒤돌아볼 수 있게끔 했다.)

여튼 기대감없이 읽을 수 있다면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이다. (속편치고는 그래도 나쁘지 않다. 처음엔 헨리의 성격이 별로였지만 끝으로 갈수록 헨리가 현명하고, 사려깊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몇년 전에 '콜롬바인'이라는 논픽션 책을 읽었었다. 꽤 분량이 많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잘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록에 의하면 총기난사사건에서 범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이름'이 영구히 남는 것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자기과신형 연쇄살인범들이 세상이 자신들의 '이름'을 잊지 않을거라고, 자신을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마치 세상의 중심이 자신인 것인양. 하지만 그들은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닐까. 우주의 먼지 크기도 안 되는 지구 안에서 뭔 '이름'이다냐. 그래서 나는 '콜롬바인' 총격사건의 범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되지 않는 '이름'이야말로 가장 큰 '복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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