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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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을 너무 재미있게 본 탓인지 이번 신간 '풍선인간'은 다소 실망한 소설이다.

물론 전혀 다른 스타일의 글이라 내 취향이 아니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소네 케이스케의 '암살자 닷컴'과 비교해서도 사실 찬호께이의 이번 '풍선인간'은 같은 킬러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네 케이스케의 '암살자 닷컴'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찬호께이의 '풍선인간'은 독특한 캐릭터설정은 재미있었다.

['나'는 3년 전 놀라운 초능력을 얻었다. '타깃'을 정하고 머릿속으로 그것이 풍선이라고 상상하면 대상의 모양을 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몇 시 몇 분 몇 초에 심장이 풍선처럼 터진다, 라고 머리속으로 입력하면 타깃이 된 상대방(물론 상대방과 반드시 접촉이 있어야 한다)이 그 시간에 죽게 된다.


하지만 독특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풍선인간'의 킬러 이야기는 왜?가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직업적으로 청부살인을 하는 킬러에게 무슨 왜?가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독자로서는 이유를 묻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 아니겠는가.


요새는 '돈'만 있으면 사람을 사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세상이다.

어쩔 때는 이런 생각마저 든다.

사람의 목숨이란 그저 '돈'의 무게만큼이 아닌지.

'악의'란 무슨 커다란 증오심과 분노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우연찮게 누군가의 발을 밟고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지나쳤는데 그 누군가는 그날따라 그런 내게 '악의'를 품게 되었다. 게다가 그 누군가는 '돈'이 있었고, 킬러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전혀 나와 상관없는 킬러는 그렇게 돈을 받고 나를 죽인다면?!

나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죽는다면?!


독자 누군가의 말처럼 요새들어 '킬러물'이 많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현실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씁쓸하다.

누군가를 죽이는 데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나 윤리없이 그저 '직업'으로서의 '일'이라니.

끔찍하다 못해 서글프다.

결국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물건'이 되어버린거나 마찬가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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