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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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한번 시작하고 나니, 멈출 수가 없었어.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처럼."

조셉은 아들과 함께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아내의 차를 발견하고는 따라가는데 아내는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 베스의 남편인 벤을 호텔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들 윌리엄때문에 차마 앞에 나서지 못하고 지하주차장에서 아내를 기다리는데 아내는 조셉의 부름을 못듣고 차를 타고 가버리고 조셉은 뒤늦게 나온 벤에게 따져묻는다. 그러다 실랑이가 되어 조셉은 벤을 밀치는데 그만 벤이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며 의식을 잃는다. 그 순간 아들 윌리엄의 천식이 발작하고 조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벤을 방치한 채로 윌리엄의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집으로 달려간다. 겨우 진정이 된 윌리엄을 보고 호텔에 다시 가보았지만 주차장엔 벤의 차도, 벤도, 벤이 흘린 피도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는데, 과연 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벤은 실종되고, 아내의 거짓말은 늘어나고, 과연 조셉은 자신이 지키고 싶어하는 소중한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영화나 소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소재로 쓰이는 '불륜'을 이 책에서는 '거짓말'의 재료로 쓰인다.
예전에 연인이었던 친구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바람을 피우게 되면 어떻게 할거냐고, 용서하고 받아들여줄 것이냐, 아니면 헤어질 것이냐, 며 물었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이 질문은 상당히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믿음'을 바탕에 깔고서 유지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믿음을 저버린 상태에서 뭘 용서하고 뭘 받아들여준다는 말인가.
설령 상대방의 모든 과오?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준다고 해도 그 순간부터는 '의심'이라는 지옥문을 여는 것이다.
조금만 무언가가 달라져도 아, 이 사람이 또다시 나를 기만하는 거 아닌가, 또 다른 사람이 있는거 아닌가, 하며 끊임없이 상대방을 추궁하고, 의심하며 자신을 정신적으로 학대할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는 육감, 그 육감이라는 녀석은 참으로 신비하게도 좋은 일에는 쓸모가 없지만 나쁜 일에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조셉은 어쩌면 아내의 차량이 테니스코트(그날은 테니스를 치러가는 날이었다)가 아니라 호텔로 향하는 그 순간부터 아내를 '의심'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아내의 거짓말(과연 조셉은 그 거짓말이 진짜라고 정말 믿었을까?)을 믿었을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유지하고 싶은 소중한 '가족'을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조셉은 '진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다만 '유지'가 중요했을 뿐.
과연 조셉은 유지할 수 있을까?
(마지막 반전은 좀 충격적이었다. 역시나 거짓말같은 결말... ^^;;; 예상했던 범인이 범인이 아니었을뿐. ㅜㅜ)

이 책 '리얼라이즈'는 수많은 거짓말 속에서 '진짜'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니까.
우리가 결코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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