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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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조용한? 마을 숲길에 머리가 없는 여러 부분으로 훼손된 시체가 발견된다. 이 시체를 발견한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이곳으로 이끈 '초크맨'!

왜 '초크맨'은 아이들에게 시체를 발견하게 했는가? 그리고 왜 '머리'를 가져갔을까?


에디 먼스터 - 아버지는 프리랜서 기자, 어머니는 의사(산부인과의사인듯, 그 시대엔 낙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물론 종교적인 관점에서. 그래서 교회목사와 부모님은 갈등관계에 있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었지만 아버지가 40대에 알츠하이머에 걸리면서 가족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가장 무난한 성격이지만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다. 취미는 수집벽?!

뚱뚱이 개브 - 술집을 하는 부모님 덕에 마을에서 부유한 집 중 하나이다. 부모님이 파티도 좋아함. 모든 마을의 가십이 오가는 곳. 개브는 의리가 있고 싸움도 잘하지만 욱, 하는 성깔이 있음.

메탈 미키 - 부모님은 평범하지만 형 션은 못말리는 말썽쟁이로 불량 아이들과 어울려다니면서 에디 패거리들을 못살게 군다. 하지만 션이 불행한 사고로 죽고나서 메탈 미키는 패거리와 멀어진다.

호포 - 어머니(청소부 일을 하신다)와 단 둘이 사는 호포는 반려견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얌전한 아이. 가장 에디와 친한 친구이다.

니키 - 어머니는 사라졌고, 교회목사인 아버지와 산다.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니키.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고 난 후 돌아온 어머니와 마을을 떠난다.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예단을 하는 이유는 그게 좀 더 쉽게 게으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떠올리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들에 대해 너무 열심히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p 375 중에서

'초크맨'은 이 아이들의 성장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들만 아는 은어, 행동, 비밀을 공유하고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면 좋겠지만 어린애들 사이라 할지라도 시기와 질투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은 어느정도는 순수하다.

'인과'

어떤 행동을 했을때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안다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연약?한 인간이 어떻게 결과를 알겠는가.


마을을 떠나 연락이 없던 미키가 갑자기 에디에게 연락을 해온다. '30년 전 초크맨 살인사건'의 범인을 안다고 에디에게 제안을 한다.

하지만 다음날 미키는 시체로 발견되며 마을은 아니 에디 패거리들은 다시 한번 사건에 휘말린다.

과연 미키는 정말 범인을 알았을까?

미키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에디 패거리들이 숨기고 있었던 각자의 비밀은 무엇일까?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 비밀은 똥구멍이랑 같다고. 없는 사람이 없다고. 남들보다 더 더러운 사람만 있을 뿐.]

                                                                                                             -p 245 중에서


이 얼마나 적절한 말인가.

거짓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그것이 얼마나 더 더러운지의 차이일 뿐이다.


이 모든 것들이 에디와 친구들의 기억들과 뒤섞여 스피드하게 전개된다.

흩어졌던 조각들이 조금씩 모아져서 하나의 뚜렷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에디는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그 '진실'이 너무도 잔인하고 혹독한 '진실'이지만.


[ "저희 아빠요, 저희 아빠는 머리에 문제가 생겼어요. 목사님하고는 달라요. 아빠는 모든 게 슬금슬금 흘러나오는 게 문제였어요. 물이 새듯, 아빠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요. 기억도 언어도. 결국에는 자기 자신까지. 목사님은 반대일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게 갇혀 있겠죠. 어딘가에. 저 깊숙한 곳에. 그래도 남아 있긴 하겠지만."

그렇든지 아니면 지워지고 파괴돼서 영영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의 생각, 우리의 기억은 어딘가에 저장이 될 수밖에 없다. 아빠의 생각과 기억은 조금씩 흘러나왔을지 몰라도 엄마와 내가 열심히 수습하려고 했다. 아빠를 대신해서 기억하려고 했다.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을 우리 머릿속에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복원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벌어졌던 사건, 누가 한 얘기, 사람들이 입었던 옷 아니면 그들의 생김새가 점점 흐릿해진다. 과거 자체가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길이 없다.]

                                                                                              -p 332~333 중에서


...그때에 조금만 더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어린아이라는 이유로 어른들은 쉽게 무시하고 모른척한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더 진실에 가까운 거짓말을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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