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쉬고 싶다 -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한 카르페 디엠
니콜레 슈테른 지음, 박지희 옮김 / 책세상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태국의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 12명과 코치가 열흘넘게 고립되어 있다가 무사히 구조되었다. 그 오랜 시간 어둡고 추운 동굴 속에서 굶주림과 공포에 싸우면서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세계는 모두 기적이라고 했다.

12명의 소년들을 침착하게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코치였다. 코치는 공포와 허기에 지친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면서 '명상'을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매우 좋은 우연인지 이 책 니콜레 슈테른의 '혼자 쉬고 싶다'를 읽을때 이 태국동굴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다 읽었을무렵 기적같이 모두 무사히 구출되었다는 사실을 들으면서 나는 슬픔(20140416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 그러하지 않았을까?)과 함께 기뻤다. 얼마나 다행인가.


[지구는 성공한 사람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행성에는 혁명가, 평화 수호자, 치료사, 소설가, 그리고 모든 종류의 사랑꾼이 필요하다. - 달라이 라마]


'쉰다'는 도대체 무엇일까?

쉰다는 것에도 종류가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내 자신이 제대로 '휴식'을 취한 적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사실 저자인 니콜레 슈테른도 언급하지만 오래전서부터 우리는 '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멍하니 있거나 잠시 어딘가에 앉아 쉬고 있으면 사람들은 맨 먼저 묻는 것은 '할 일은 다했니?' 였다. 할 일을 다하지 못하면 쉬지도 못하는가?

우리는 강박적으로 '쉬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봐야했다. 마치 쉬는 것이 게으름의 표상으로 인식되었다.

끊임없이 할 일을 만들어내고 게으르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했다. 그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적부터 끊임없이 우리에게 부지런한? 개미처럼 살기를 강요했다.

-'개미와 베짱이'는 어린아이서부터 어른까지 모두 아는 이야기이다. 부지런한 개미는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울대비 식량을 모으는데 게으른 베짱이는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악기나 켜면서 노래를 불렀다. 결국 한겨울이 되자 개미는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행복하게 지내지만 베짱이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구걸하면서 지낸다는 이야기.

나는 이 이야기를 읽었을때 마음 속은 베짱이처럼 한가하게 음악이나 즐기면서 탱자탱자 놀고 싶은 삶을 살고 싶었지만 나중에 배고픔과 추위에 허덕이고 싶지 않기 위해서는 개미처럼 부지런히 살아야함을 마음 속에 새겼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동화 속 세계는 열심히만 살면 그런 행복이 보장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살아가는 세상은 아무리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도 그리 녹녹치 않은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긴 시간을 가진 우리나라,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쉬기는 하는걸까?

나 스스로도 과연 제대로 쉬는 시간이 있기는 한지 의문스럽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프리랜서로 일하니 한가하고 좋겠다, 고 하지만 실제로 프리랜서여서 일도 고정적이지 않고 페이도 적어서 많은 시간 노동하지 않으면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 또한 이런 생활이 어느 순간 금이 가고 무너질 것임을 깨닫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수없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 또한 몇년 전까지는 나중에 닥칠? 노후생활을 위해서 돈을 저축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관점을 달리 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얼마만큼 벌어야 적당한 것일까? 어느 정도 모아야 편안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는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욕심이 끝이 없어서 어쩌면 아무리 모아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자 반대로 생각해보았다. 최소한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고 말이다. 어차피 죽을때 모두 짊어지고 갈 수 있는게 아닌데 말이다. 그렇다면 굳이 커다란 집이 필요도 없고, 엄청난 돈도 필요가 없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온다면 시골에 내려가서 작은 텃밭을 일구면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짝꿍에게 말했다. 뭐 노인연금을 받으면서 크게 아프지만 않는다면 그럭저럭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자 짝꿍은 반신반의하면서 눈을 치켜세웠지만 계획 한번 짜보자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요새 짝꿍은 미니멀리즘에 빠져있다. 여유있고, 적당하고, 즐겁고, 단순하고, 비워내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저자는 자신의 녹록치 않은 삶을 살면서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나이가 들면 우리 모두 깨닫는다. '삶'에 있어서 '양'이 아니라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우리는 인간-존재Human-Being이지 인간-행동가Human-Doing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더 이상 많이 성취하거나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적게 일하고 사색하며 시대의 까다로운 문제들에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러므로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위해 내면과 외부의 균형을 찾는 일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p 362중에서 '혼자 쉬고 싶다'


당신은 지금 쉬고 있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