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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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쓸 줄 아는 세 사람은." 오즈마가 말을 꺼냈다. "저랑 글린다,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예요. 우리 세 명은 마법을 올바르게 쓴답니다."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제가 그렇게 판단했으니까요. 저는 이 나라의 지배자예요. 모든 일은 제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오즈마는 틀리지 않아?" 빌은 끈질기게 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이다.

마치 데스노트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데스노트의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악의 심판자 자리를 부여하게 된다. 과연 그것은 올바른 것일까?

(우리에게도 누군가가 이와 같이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자신이 나쁘다고 결정하면 나쁘고, 자신이 좋다고 결정하면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 누군가의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정말 그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했을까? 그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을까?)


스스로, 혹은 오즈의 나라의 모든 이들이 자비롭다고 생각하는 오즈의 여왕이 지배하는 오즈의 나라.

그 나라에 불시착?한 도마뱀 빌은 말라죽을 뻔했지만 다행히 도로시 일행(도로시, 사자, 양철나무꾼, 허수아비-근데 강아지는?)에게 발견돼 위기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자신이 있는 이상한 나라가 아니라 오즈의 나라라고 하니 오즈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빌.

여차저차하여 많은 이들에게 '이상한 나라'에 가는 법을 묻지만 아무도 알지 못한다.

게다가 오즈의 여왕 생일파티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누구나 꿈꾸는 범죄가 없는 나라 오즈. 하지만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과연 범인은 누구?!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독특한 이야기 구성으로 (어쩌면 세심하게 추리하다보면 범인은 금방 알 수도 있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꼭 다 읽고나서 아, 그 복선이 그거였구나. 라는 깨달음이...ㅜㅜ) 즐거운 책이었다. 아니 즐겁다기 보단 현란하다고 할까?

-독특했던 구조는 거울의 이쪽과 저쪽 이랄까? 지구의 누군가가 오즈의 나라에 있는 누군가의 아바타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의 이모리는 도마뱀 빌의 아바타라인 것이다. 게다가 더욱 독특한 설정은 오즈의 나라에 있는 존재가 죽으면 지구에 있는 그 존재의 아바타라는 죽지만 지구에 있는 아바타라가 죽어도 오즈의 나라에 있는 존재는 죽지 않는다, 라는 설정은 결국 본질은 지구가 아니라 오즈의 나라에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여튼 오즈의 나라에서의 살인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오즈의 나라와 지구에서는 각자가 살인의 전모와 범인을 찾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과연 유토피아는 있을까?

있다면 그곳은 정말 완벽한 유토피아일까?

그리고 그 완벽한 유토피아에서 산다면 행복할까?


가벼울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도마뱀 빌이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에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책이었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 역주행한다고 하던데 정말이지 역주행하게 된다. 나 또한 앨리스 죽이기와 클라라 죽이기를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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