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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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암보스는 스페인어로 '양쪽의' '두 사람' 이라는 뜻이다.

이책은

한 마디로 재밌다.

소재도 독특했고(사실 도플갱어의 이야기인줄 알았었다), 사건을 끝까지 긴장감있게 끌고가는 것도 좋았다. 물론 정반대의 캐릭터 또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형사 캐릭터는 사실 너무 진부한 만담개그커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둘의 캐미 또한 좋지 않았나 싶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다.

 

어느날 자신의 몸이 남의 몸으로 바뀌었다면?

이런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자 이한나와 소설가 강유진은 같은 날 죽음?에 처하게 되는데 우여곡절끝에 살아난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데.

누구도 믿어주지 않지만 이 세상에서 단 두 사람(서로 바뀐 몸을 가진 두 사람)만은 진실을 안다.

이한나와 강유진은 서로의 몸으로 1년간 서로의 삶을 바꾸어 살아가기로 한다(1년이 되는날 서로의 몸이 다시 제자리로 찾아갈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전체적인 이야기는 강유진의 몸을 한 이한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다가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거대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이한나와 강유진의 삶은 혼란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자신의 몸으로 귀환?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전 수업시간에서 토론을 했던 이야기가 있다.

어떤 위대한? 철학자가 있는데 갑자기 병들어서 죽게 되었다. 그러자 그 철학자의 지성이 너무 안타까웠던 친구들(정치가, 성직자, 과학자 등)이 뇌이식수술을 권하지만 철학자는 논리적으로 뇌는 자신의 것이지만 몸은 자신의 것이 아니므로 자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하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생각이 있었다.

과연 인간의 마음은 '머리'와 '가슴' 중 어느 곳에 있을까?

지극히 과학적으로 따지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지시하고 마음을 결정하는 것은 '뇌'를 가진 머리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마음은 '머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점차 성격이 변했다고들 한다. (근거없는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도 이한나는 영혼(여기에서는 생각하는 주체-뇌라고 하자)은 키크고 마른 이한나이지만 몸은 키작고 뚱뚱한(백킬로그램에 육박한) 강유진이다. 그렇다보니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냉장고를 뒤져 폭식을 하고 평소에 먹지 않았던 것들에 맛있어한다. 그렇다면 과연 몸은 전혀 영혼에 관여하지 않은 것인가?

우리가 흔히 '습관'이라고 이야기할 때에는 그만큼 몸이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배인 행동이다.

만약 완전한 골초인 사람이 갑자기 몸이 뒤바뀌었는데 그 몸의 주인은 원래 흡연을 못하는 사람이거나 흡연을 안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떻게 될까? 골초인 사람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려고 하겠지만 과연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을까?

물론 알 수 없다.

이러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뇌이식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볼 수 없고.


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라지만 만약 더 긴 시간을 이한나와 강유진이 서로의 몸이 뒤바뀐 채로 살아간다면 과연 이 둘은 서로를 어느 순간 구분할 수 있을까?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 주변에 적응을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잘한다.- 물론 각자의 나름이겠지만- 사투리만 쓰는 도시에 가면 표준어를 썼던 사람도 금새 사투리에 물들듯이)


"그 뒤편, 어둠 속에 서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진짜로, 나는 들러리인가?"

이한나는 거울 속에 비친 강유진을 보며 이렇게 묻는다.

아마도 처음으로 '자신의 삶'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이한나도, 강유진도 각자의 선택을 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삶'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기억'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니.


-덤으로 예전에 '전설의 고향'에서 이름이 같은 이가 있었는데 한 사람은 가난한 농부였고, 한 사람은 부자집 양반이었다. 그런데 저승사자가 부자집 양반을 데려간다는 것이 잘못해서 이름이 같은 가난한 농부를 데려갔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가 다시 지상으로 가난한 농부를 보냈으나 이미 가난한 농부의 몸은 무덤에 묻혔다. 할 수 없이 아직 땅에 묻히지 않은 부자집 양반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가난한 농부. 그 가난한 농부는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어여쁜 부인이 있어도 죽을때까지 가난했던 자신의 삶을 그리워한다.

아무리 지금 세상이 돈으로 안되는 것이 없다는 세상이지만 나는 돈이 억수로 많은 이건희의 삶이 부럽지 않다. (물론 돈은 부럽다. ㅋㅋㅋ 책을 맘껏 사볼 수 있는 돈이면 충분한데 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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