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먼트
S. L. 그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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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와 스테프는 어린 딸과 케이프타운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다가 무장한 강도들로 인해 강도를 당했지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이후로 자신들의 집이 낯설고 작은 소리에도 움찔거리며 무서워했다. 평온하고 평범했던 자신의 집이 강도사건 이후로 언제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마크 친구의 권유로 온라인 숙박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여 서로의 집을 맞교환해서 파리로 여행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가본 파리의 집은 너무나 낡았고, 어두웠고, 이상한 여자만이 살고 있었다. 게다가 맞교환하기로 한 젊은 커플은 케이프타운으로 오지도 않았다.

게다가 강도사건 이후로 점점 우울해졌던 남편 마크는 파리에서의 여행에서 점점 이상하게 변하고, 스테프 또한 신경쇠약증에 걸릴 정도로 남편과의 사이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마크와 스테프.

하지만 여전히 집은 낯설고, 마크는 이상해졌다.


[우리가 그 아파트에서 뭔가를 가지고 돌아왔어]


집도 무섭고 남편 마크도 무서워지는 스테프. 과연 스테프는 파리 그 집에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왔을까?

아니, 스테프가 가지고 왔을까. 아니면 마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파리가 배경인 이 책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한 인간(마크)의 마음 속에 있는 어둠(죄책감)이 어떻게 자신의 가족을 파괴하고, 자신의 인생마저도 파괴할 수 있는지를 조금씩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다.

책은 마크와 스테프의 시선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더해주고, 상대방의 행동을 어떻게 다르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은 이런 의미로 이렇게 행동했다고 생각했다면 상대방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유명한 노래 김국환의 '타타타'처럼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라는 가사처럼 어쩌면 우리는 가까운 사이에서 흔히 하는 저 친구 내가 잘 알지?라는 자만을 한다. 이번 미투로 인해 나 또한 너무나 많은 인간들에게 실망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을까? 내가 보기엔 아주 가까운 가족조차도 그들을 모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 그리고 인간은 가면을 참 잘 쓴다.)


마크와 스테프는 더 많은 대화를 했어야 했다.

마크는 자신의 어둠을 태양 아래에 드러냈어야 했다.

그의 잘못이 아니라 사고였을뿐인데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 어둠을 만드는 것으로 결국 자신을 벌주었다.


책을 덮고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크와 스테프가 파리의 아파트에서 가지고 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는지도 모른다고.


덮고 끈적거리는 여름이 곧 닥쳐올 것이다. 공포를 즐기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물론 한국식 공포는 아니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마크의 어둠이. (저자 S.L.그레이는 새러 로츠와 루이스 그린버그의 공동 필명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현실적인 공포스릴러소설을 쓴다고 한다. 이번 작품이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어서 그들의 작품 '언더 그라운드'도 볼 생각이다. 폐쇄적인 초호화 벙커-상위 1%에게만 허락된 안식처라는데-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이라고 한다.)


[고마워요.

그리고 그게 당신이어서 미안해요.] -p362


이 문구가 가장 공포스러웠다.

마치 행운의 편지처럼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로 그 무언가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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