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 - 복잡한 세상 속 너와 나를 이해하는 유쾌한 브레인 사이언스
박솔 지음 / 궁리 / 2017년 12월
평점 :
과학기술 중심사회, 과학적인 정책수립..한동안 우리사회에서 꽤나 회자되던 구호중의 일부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과학적‧합리적 사고임을 보여주는 상징이 아닌가 싶은데 요즘 들어 과학도서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이는 과학분야 전문출판사들의 좋은 저자 및 분야 발굴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뇌과학의 경우 2016년 3월 바둑 프로기사를 대표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에는 신문사들이 연례적으로 선정하는 올해의 책 중에「지능의 탄생」이라는 책이 포함되었는데 인간의 ‘사회적 지능’과 ‘메타 인지능력’을 강조하므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 고민과 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묵직한 도서 이외에도 청소년이나 과학을 어려워하는 일반인을 위한 많은 뇌과학 도서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데 생명과학과 바이오및뇌공학을 전공한 박솔 작가의「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뇌의 활동을 통해 드러나는 여러 사회적 감정과 행동 양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남동생이 있는 대학생 호준이와 친구 재민과 지영, 그리고 주변 가족들이 화자로 등장하여 그들이 겪는 일상생활 속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과 행동 그리고 그 과정에 느끼는 감정 등이 소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미와 벌 등에 비해 인간은 과연 어느 단계의 사회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인 진사회성부터 입양한 동생에 대한 사랑을 통해 알아보는 혈연선택의 문제, 사회적 감정으로서의 수치심‧질투심‧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일상생활 속의 소재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뇌활동 영역에 대한 실험과 이론, 사례 등을 함께 제시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일례로 고정관념과 편견을 다룬 답은 정해져있다 편을 보면 평소에 우리가 별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의 개념적 구분, 작용할 때 활성화되는 회로의 차이, 없애는 방법에 대한 고찰과 그를 뒷받침하는소설「멋진 신세계」수면학습 실험결과까지 망라되어 있어 이해하기 쉬운 에피소드와 더불어 체계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은이는 마치는 글에서 마음과 뇌, 그리고 과학과 연결지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희망을 피력했는데 그 나름의 사명을 다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전에 우리는 실체가 불분명했던 마음이라는 개념을 통해 많은 것을 설명하려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우리가 느끼고 행동하는 기저에 뇌의 작용과 활동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런 내용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뇌의 기능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중 하나인 사회성과 연결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서 전달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이에 관련된 뇌의 비밀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을「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를 통해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