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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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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어린 나이인 것도 아니다. 어정쩡하고 어중간하다. 누구에게나 현재 자신이 통과하고 있는 시간이 가장 벅찬 법이리라..(중략)..지금의 나에 대해서도 먼 훗날 돌아보면 풋, 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넘어지지 않기 위해, 부서져 산산조각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두리번거리며 나아가야 한다. 박살나지 않기. 새해 목표치고는 조금 애처롭다.-..쪽

도시의 방이란 무엇일까. 시골마을에서는 이웃에 가려면 언덕을 넘고 개울을 건너야 한다. 그러나 도시의 방과 방 사이, 집과 집 사이는 다닥다닥 붙어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불편하다며 늘 투덜거리곤 한다. 타인과 가까이 있어 더 외로운 느낌을 아느냐고 강변한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언제나 나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줄 나만의 사람, 여기 내가 있음을 알아봐주고 나지막이 내 이름을 불러줄 사람을 갈구한다. 사랑은 종종 그렇게 시작된다. 그가 내 곁에 온 순간 새로운 고독이 시작되는 그 지독한 아이러니도 모르고서 말이다.-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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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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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때는 서른이 되면 인생에 대한 정답을 알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서른을 갓 넘긴 주인공들은
아직도 이런 불안하고 불투명한 현재와 미래를 못견뎌 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흔이 되었을때는 그래도 좀 다르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해본다.  

 40대를 코앞에 둔 지금의 나의 모습...은 서른을 갓 넘은 이들의 고민과 불안에 조금도 답을 주지
못한체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 나이을 먹는다고 해도 늘 이런 불안과 위태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하는 것을 인정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그다마 다행인지도 모른다. 

 '서른 스러움'에 대해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위로라기 보다는 오히려 체념에 가깝다.
반가우면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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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품절


인간의 삶이 그림이 되는 순간이 있다
-67쪽

강으로 물을 길러 간다. 눈 녹는 철의 강물 소리처럼 봄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전조도 없다. 신록으로 물드는 자작나무 속에도 그 소리가 흐르고 있을까. 나무줄기에 얼굴을 대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뿌리가 대지에서 물을 빨아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하지 않던가. 그 힘은 과연 무엇일까
-104쪽

역시 묘한 거야, 사람의 마음이란. 아주 자잘한 일상에 좌우되면서도 새 등산화나 봄기운에 이렇게 풍족해질 수 있으니.
사람의 마음은 깊고, 또 이상할 만큼 얕다. 사람은 그 얕음으로 살라갈 수 있을 것이다.

-104쪽

알래스카 내륙 지역에 수만 년간 살아온 아사바스칸 인디언. 그들의 문화는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역사적인 유산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있다. 태곳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다
-159쪽

사람은 늘 무의식적으로 자기 마음을 통해서 풍경을 바라본다. 오로라의 신비한 빛이 들려주는 무언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속 풍경에 벌써부터 있었던 것이리라.

-225쪽

이 여행은 나에게 한 가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땅끝인 줄로만 알았던 곳에도 사람들의 생활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 사람의 생활과 살아 가는 모습의 다양함에 매혹되어갔다. 어떤 민족이라도, 아무리 다른 환경에서 살아도, 인간은 한 가지 공통점에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것은 누구나 더없이 소중한 인생을 꼭 한번만 산다는 것이다. 세계는 그런 무수한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239쪽

물보라를 뿜어 올리며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고래가 자연이라면, 그 고래에 작살을 던지는 에스키모 사람들의 생활도 역시 자연인 것이다. 자연이란 인간의 삶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마저 포괄하는 것이라고 본다. 아름답고 잔혹하고, 그리고 작은 것에서 큰 상처를 받는 것이 자연이다. 자연은 강하고 연약하다.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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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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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잘 쓴이야기'가 주는 쾌감...딱 그것이다.
소설 본연의 의무를 다 하는...

4장의 각기 다른 소설들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라는 전설적인 (?) 소문의 책을 매개로  다른 이야기 인듯 하면서 약간의 복선을 깔고는 색다르게 펼쳐진다. 그래서 다음이 궁금하고 앞의 장들을 다시 뒤적이게 만들며 '재미있게' 읽힌다. 

1장은 <삼월>은 존재하지 않는 책으로...
2장은 <삼월> 이라는 책을 쓴것으로 추정되는 작가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3장은 <삼월> 은 앞으로 꼭 써야만 되는 책으로
4장은 작가가 지금 <삼월>을 쓰고 있는 이야기로... 

4장은 여러 이야기가 뭉쳐져서 약간은 복잡한 감이 들고 또 400여페이지의 끝 부분이라 집중력이 떨어져서 읽기가 약간은 버거웠던 느낌도 들었지만...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작가 '온다 리쿠'...글을 읽으며 막연히 남자 작가일거라 생각했었는데...여자다.
각 장의 주인공들도 1장만 빼면 다 여자 였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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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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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재밌다.
첫 테마를 읽을때는 뭐 이런 소설이...라는 반응으로 시작하다가 어디서 부턴가 책에 빠져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언제 부턴가 소재나 형식면에서 정통적인 글쓰기의 방식이 점점 멀어지는 요즘에 이 책도 그런 류에 치부될수도 있는 가벼움이 있는 반면 절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은유와 간단치 않는 풍자가 있다. 뿌연 안개 속에 불안하게 웅크리고 있는 인간이 다름아닌 나 자신이 아닐까 라는... 

'심토머'.. 인간이면서도 환경을 견디지 못해 진화(?)의 징후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평범의 범위에는 도저히 들어올 수 없는 난해한 인간 군상들이 옴니버스로 물려 다양하게 선보인다. 의학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작가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구라'를 치면서... 

 작가 수상 소감과 인터뷰도 멋지다.

심사평에서 누군가 그랬지. 이 작가의 캐비넷의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맘이 선정 이유라고...나도 이제 풀어 놓기 시작한 이 작가의 '캐비넷'이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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