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품절


인간의 삶이 그림이 되는 순간이 있다
-67쪽

강으로 물을 길러 간다. 눈 녹는 철의 강물 소리처럼 봄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전조도 없다. 신록으로 물드는 자작나무 속에도 그 소리가 흐르고 있을까. 나무줄기에 얼굴을 대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뿌리가 대지에서 물을 빨아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하지 않던가. 그 힘은 과연 무엇일까
-104쪽

역시 묘한 거야, 사람의 마음이란. 아주 자잘한 일상에 좌우되면서도 새 등산화나 봄기운에 이렇게 풍족해질 수 있으니.
사람의 마음은 깊고, 또 이상할 만큼 얕다. 사람은 그 얕음으로 살라갈 수 있을 것이다.

-104쪽

알래스카 내륙 지역에 수만 년간 살아온 아사바스칸 인디언. 그들의 문화는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역사적인 유산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있다. 태곳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다
-159쪽

사람은 늘 무의식적으로 자기 마음을 통해서 풍경을 바라본다. 오로라의 신비한 빛이 들려주는 무언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속 풍경에 벌써부터 있었던 것이리라.

-225쪽

이 여행은 나에게 한 가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땅끝인 줄로만 알았던 곳에도 사람들의 생활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 사람의 생활과 살아 가는 모습의 다양함에 매혹되어갔다. 어떤 민족이라도, 아무리 다른 환경에서 살아도, 인간은 한 가지 공통점에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것은 누구나 더없이 소중한 인생을 꼭 한번만 산다는 것이다. 세계는 그런 무수한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239쪽

물보라를 뿜어 올리며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고래가 자연이라면, 그 고래에 작살을 던지는 에스키모 사람들의 생활도 역시 자연인 것이다. 자연이란 인간의 삶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마저 포괄하는 것이라고 본다. 아름답고 잔혹하고, 그리고 작은 것에서 큰 상처를 받는 것이 자연이다. 자연은 강하고 연약하다.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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