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에서 유턴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4
이경아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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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에서 유턴/ 이경아 글/ 열림원어린이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 과학공상소설마냥 주인공 여자아이가 우연히 천왕성을 목표로 향했다가 어떤 사연에 의해서 유턴하게 되는 이야기인가? 했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 표지에 선녀 옷을 입은 사람은 뭐지? 스치듯 지나간 생각이 사실은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바리데기!

 



표지 안쪽의 작가 소개가 너무 간단해서, 순간 간단한 소개만큼 이야기도 구성이 너무 단순한거 아냐?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어지는 <작가의 말>을 보고 완전히 생각이 뒤집혔다. 작가의 문체가 너무 훌륭했다. 사실 <작가의 말>을 보면 이 작가가 이런 말을 하고 싶구나!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작가의 말>을 보고 이 작가 글 좀 쓰네? 라는 생각까지 하기 쉽지가 않은데, 한 단어 한 단어 필요없는 단어가 없는 것 같고, 짧은 자신의 한 장 정도의 짧은 글로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잘 전달하면서 글이 좀 예뻤다. 글이 예쁘다는 말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예뻤다. 그래서 갑자기 빨리 내용을 읽고 싶어 졌다.

 





책은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 소설은 대부분 이렇게 챕터로 구성을 해서 아이들에게 긴 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 같다. 이야기가 재밌으면 쭈욱~ 읽게 되지만 한 챕터 한 챕터 읽어나가고 있다는 걸 은근슬쩍 알려주면서 계속해서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같기도 하다. 최근에 청소년을 독자로 한 책을 자주 읽어선지 이런 챕터북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나도 모르게 느끼는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을 살짝 덜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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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정말 뜻밖의 장면으로 시작된다방과 후 수업인 영화만들기 수업의 어느 한 모둠 아이들이 어떤 영화를 만들지 정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현실적인 아이들의 대화와 감정이 잘 표현되며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된다갑자기 바리데기 이야기설화 속 인물 바리데기.


바리데기가 이름이라는 건 기억이 나는데 뭐에 관한 이야기였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대화를 엿들으니 금새 기억이 났다.

 

스토리 자체도 매우 흥미롭지만 그 스토리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쫓아가고 있어서 정말 한 숨에 다 읽었다. 읽으면서도 이야기에 푹 빠졌는데, 희안하게 그저 받아들이기만 한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함께 할 수 있었다.

 

특히 부모의 이혼이 나의 잘못인것만 같은 은별이의 슬픔을 보면서 남편과 한 부부싸움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들도 자신들의 잘못으로 엄마 아빠가 싸운다고 느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 아이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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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이 책은 자신의 삶을 감당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용전개가 이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기에,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완성도가 높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 알려주는 방식이 너무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은별이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물론, 친구들인 바리데기, 무원이, 송이를 통해 느끼는 감정을 쫓아가다보면 저절로 자신의 삶을 감당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주어서 매우 좋았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너무 이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지극히 현실적인 감정과 반응을 하는 등장인물들이어서 이야기에 조금 더 매료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겨 보려고 노력해도 되는 일이 있고안 되는 일이 있는 거야그러니까 그냥 천식이 있는 6학년 박무원으로 살면 되는 거 아냐?”

 

은별이 네 말처럼 자기 삶은 자기가 감당하는 거야.”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들이다.

 

어른인 내가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들과, 초등 고학년, 중등 아이들이 읽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어떻게 다를지 무척 궁금하다. 내가 한참을 생각했던 주제에 대해서 어쩌면 아이들은 생각도 못했을 수도 있고,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서 나 역시 생각하지도 못했을 수도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까지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더불이 부모님들도 함께 책을 읽고 아이들과 책수다를 하기에도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나도 내일 당장 첫째 아이에게 추천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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