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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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았다. 이렇게 한 데로 묶는 건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의 SF에는 특유의 포근함과 고심했을 성찰의 흔적들이 뭉근하게 느껴져서 좋다. 며칠간 책태기가 심하게 와서 도저히 책이 읽히지 않았는데, 덕분에 좀 극복한듯. 책태기가 오면 SF를 읽어야겠다ㅎㅎ


소설집 전반에서, 특히 표제작인 <단어가 내려온다>에서 오정연 작가의 '말'사랑이 가득하다 못해 넘쳐 흐른다. 괜히 나도 모르게 같이 사랑하게 되는 기분.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는데, 폼나다가 외래어이고, 점잖다가 젊지 않다에서 파생되었다는 것? 이런 토막지식 알게 되는 거 너무 재미있다! 3가지의 단편에 공통적으로 화성이 등장하며 화성으로의 이주 그 이후를 다루는데, 꽤나 통찰력있고 현실적인 지점이 많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한국 특유의 문화나 사회적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작가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보면 특히 결말에서 소위 과거의 '인소 감성'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살짝 유치한가 싶으면서도 또 취향에는 쏙 들어맞는 그런 끝일 때가 있다. 이렇게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고, 막상 인소 감성이라고 설명하자니 아닌 것도 같지만 그런 기시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ㅋㅋㅋ 특히 소설집의 문을 연 작품인 와 마지막 작품이 그러했던.


작가가 여성, 아내, 엄마로서 겪은 한국의 현실과 SF를 잘 접합한 소설집 같다.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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