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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와! 티키틱이다! 티키틱은 허황되고 장황한 지각 사유를 리드미컬하게 줄줄 내뱉는 "제가 왜 늦었냐면요" 영상으로 유명한 일상 뮤지컬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4명의 팀으로 이루어져 매번 귀여운 뮤직비디오같은 영상들을 올리는데, 단순히 제작진으로 존재한다기보단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식으로 각자를 드러내서 스스로를 브랜드화하는 편이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영상은 "후회의 노래"인데, 시험공부를 포기하고, 치킨을 먹은 어제의 나에게 그러지 말라며 말을 거는 귀여운 영상이다🤭
티키틱의 채널은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슬쩍 떠올려 봤을법한 귀여운 상상과 고민들이 주 소재다. 아직 티키틱을 모른다면 한번쯤 찾아보길 추천해본다. 아마 취향에만 맞는다면 너무나 공감되는 귀여운 상상과 퀄리티 높은 영상에 빠져 정주행하게될지도 모른다.
책은 주로 4명의 멤버들이 번갈아서 이야기한다. 티키틱이 만들어진 배경, 티키틱 결성 전 개개인이 꿈을 향해 가던 방향과 방법들, 그리고 티키틱 영상을 만들며 얻은 팁들과 에피소드들까지 담겼다. 티키틱의 영상을 보면서 막연하게 다들 탄탄대로를 걸으면 평탄하게 팀 결성을 했을 것만 같았는데, 당연하지만 누구에게나 각자만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있는 법. 특히 세진님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렸다. 누구의 꿈이 더 쉽고 어려운지 멋대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연기는 영상제작에 비해 꿈을 붙들고 버티기가 유독 힘들었을 것 같다. 립싱크하던 어린시절의 영상에서 티키틱으로 넘어온 그 사이가 내게는 마치 티키틱의 <롱 테이크>처럼 편집된 삶처럼 느껴졌었고, 그래서 그 중간에 힘들었던 부분은 잘 보이지 않았다. 볼 생각도 하지 못했었고.
티키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당연하고, 영상 제작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만들고 싶던 영상의 목표와 기준을 세우고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추가로! 너무 재밌게 읽었던 부분이 있다. 평소 쉽게 잠드는 편이 아니라서 머리만 대면 10초도 안돼서 잠든다는 추추님의 답변을, 꿀팁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집중해서 보고 있었는데... "힘든 분들이라면 자기 전에 베개를 앞에 두고 주먹으로 베개를 내려치면서 '나는 푹 잘수 있다!'를 외친 후에 잠들어보세요. 말의 힘은 뜻밖에 굉장합니다." 라는 말을 보고 너무 빵터져서 깔깔 웃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의 힘이 아니라 주먹👊의 힘인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수집가 활동을 통해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때부터 나의 뇌는 미련을 감출지 말지 갈피를 못 잡기 시작했다. 내가 연출을 맡은 광고에서 제작비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을 때면 자발적으로 엑스트라를 자처했는데, 크게 넘어지거나 케이크에 얼굴을 파묻는 뒷모습을 대타로 촬영할 때면 ‘출연료가 많이 드는 장면을 내가 꽁짜로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한때나마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내 꿈을 제일 먼저 나서서 짓밟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 P46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것은 악의를 갖지 않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다른 이들에게 불쾌함을 주는지 이해하는 영역의 문제다. 창작자라면 자신의 도덕성이나 인성과 별개로, 어떤 표현과 편견이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늘 경계하고 고민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악의 없이 누군가를 해칠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속해 있지 않으니 더욱이 그들이 처한 상황과 배경을 모를 수 밖에 없다. - P119
추추 : 잠이죠(웃음). 자기 전에 저를 꽤 많이 믿는 편입니다. ‘내가 지금부터 자는 잠은 최고의 꿀잠이다‘라고 강하게 믿고 잠드는 거죠. 저에겐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을 믿는 것이 힘든 분들이라면 자기 전에 베개를 앞에 두고 주먹으로 베개를 내려치면서 ‘나는 푹 잘수 있다!‘를 외친 후에 잠들어보세요. 말의 힘은 뜻밖에 굉장합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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