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레이디
윌라 캐더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드 구경을 하다가 표지에 반해 진작 읽을 책 리스트에 넣어놓았던 책이었는데, 표지가 정말 진짜 너무 예쁘다ㅜㅜ 소장욕구 뿜뿜!

출판사인 코호북스는 (아마) 1인출판사로 직접 번역부터, 편집, 표지 디자인까지 하신 듯 한데, 직접 출판한 책과 그 작가에 대한 애정이 어마어마하신게 느껴져서 나까지 그 책들을 더 소중히 대하게 된다. 이번 여성의 날 관련 이벤트에 당첨되었는데, 원하던 책을 받게되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 책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자연, 계절, 시간의 변화에 대한 묘사가 정말 섬세하고 예쁘다는 것인데, 묘사의 대상인 스위트 워터 자체가 워낙 아름답게 그려지다보니 꼭 소풍와서 유유자적하게 자연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책과 함께 보내주신 힙한 엽서 속 손편지에는 '한 폭의 수채화같은 소설'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특히 자연을 묘사할 때 그렇게 느껴졌다. 자연 그대로의 엄청 선명한 느낌보다는 누군가의 추억 속에서 더 은은하고 예쁘고 찬란하게 미화된 기억 속 자연을 보는 느낌?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단 한 가지는 포레스터 부인의 매력이 아닐까? 이 매력을 딱 하나로 꼽기는 어렵다. 사랑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고, 어린 푼수 같으면서도 영악하기도 하다. 이런 이중적인 느낌이 팽팽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포레스터 부인을 바라보는 닐의 시선 속 모순 또한 이 잔잔한 이야기에 긴장을 더한다. 포레스터 부인의 타고난 듯한 사랑스러움이 이질적이게 느껴지는 이유는 남성의 시선을 거쳐 묘사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적당한 백치와 아이같은 순수함, 거기에 안주인다운 우아함까지. 이것들이 정말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



평화로운 듯 하면서도 은근한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도 사랑했던 <로스트 레이디> 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어린 소년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다시는 못 와보리라 생각했다. 기다란 창문은 문처럼 거의 굽도리까지 내려왔고, 닫혀 있는 녹색 셔터 사이사이로 스며드는햇빛이 반질반질한 바닥과 서랍장 위의 은색 물건들 표면에서 아롱거렸다. - P37

그가 몹시도, 몹시도 무료하고 만사가 지겨워졌을 때, 오래전에 잃어버린 그 부인의 웃음소리를 다시 한번 들을 수만 있다면 자신이 즐거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곤 했다. - P85

그녀의 눈이 웃으면서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 눈빛은 상대가 아직 세상에서 발견하지 못한 강렬한 환희를 약속하는 것만 같았다. "난 그게 어디 있는지 알아요." 그녀의 눈이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내가 보여 줄게요!" 엔돌의 무녀가 사무엘의 영혼을 불러낸 것처럼 그는 젊은 포레스터 부인의 망령을 소환하여, 그 정열의 비밀을 알려 달라고 요구하고 싶었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끝없이 피어나고 끝없이 타오르며 끝없이 전율하는 환희를 그녀는 진정 찾았는지. 아니면 전부 감쪽같은 연기였는지. - P1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