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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애니 체니 지음, 임유진 옮김 / 알마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아무 목적이 없이도 사람을 살해한다. 노예로 잡아 팔기도 한다. 급기야는 죽은 시체까지도 판다. 이제는 더구나 부위 별로 나누어서 판단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그런데 그 목적이 의술의 발전이라니 이 또한 기막힌 아이러니이다.
사실 물건을 잘 다룰 수 있으려면 그 물건을 가지고 많이 놀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수술 방법을 잘 익히려면 인체를 가지고 많이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 필요한 사체를 좋은 목적의 기증이 아니라 영리목적으로 거래를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케 하는 것이다. 그것도 세계 제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말이다. (선진국 맞나?) 더구나 그 사체들을 운반하는 과정과 불량한 포장으로 인해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은 참으로 역겹기까지 하다. 그런 실습에 참가한 미국의 의사들은 그 사실들을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 때 전국의 의과대학에 해부학 실습용 사체가 없어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의술의 기본은 해부학이며, 해부학을 모르고서는 다른 모든 것을 알 수도 없거니와 알아도 소용이 없다. 인체에 직접 적용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실습을 할 사체가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밑바닥부터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바람이 일었다. 각 의과대학 교수들로부터 사후 시신 기증 운동이 일어났고, 이어서 장기 기증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마치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하듯이 전국으로 퍼져나간 이 운동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습용 사체 부족 현상은 많이 줄어든 듯하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우리나라에는 사체 매매가 없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어떨까?
어쨌든 죽어서 이런 대접을 받지 않으려면 사이보그가 되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사이보그가 되려면 의술과 공학이 그만큼 발전해서 인체에 적용시키기에 무리가 없는 장기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장기들을 인체에 잘 접목하는 기술은 사체 실습을 통해 익혀야 한다???